교육은 잘되건 못되건 쉽게 표가 나지 않지만 일단 결과가 나타날 때는 그 위력이 대단히 크다. 21세기는 정보화 과학화시대가 될 것이라지만 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것은 단순히 지식이나 기능만 뒤지지 않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인격체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이 것에 실패하면 발달된 기술로 인하여 더 큰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 누가 이 불행을 막고 악인이 될 인간을 현인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오직 훌륭한 스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스승은 단순히 지식과 기능이 우수한 교사가 아니다. 제자에 대한 사랑, 사명감,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지혜, 말 한 마디로 학생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감화력을 가져야 한다. 이들을 어떻게 단순한 노동자에 비유할 수 있는가. 또 늙은 교사는 무능하고 젊은 교사는 유능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교단의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일반직 공무원의 정년은 50세인데 교육공무원은 왜 65세여야 하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대학에 가려는 아들의 성적이 아주 우수할 때 선뜻 사범대에 보내겠는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교사는 승진 가능성과 권한이 적으며 생활도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공무원으로 교장은 4,5급에 해당하며 평교사는 7,8급쯤 된다. 승진기회가 별로 없고 권한도 없는데다 높은 품위까지 지니기를 요구받는 교사들이 일생 이러한 대우를 받고 살면서 다른 보상이 없다면 경기가 좋아졌을 때에도 우수한 인재들이 교단에 남아있을 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교사의 정년이 일반직보다 높은 것은 하나의 보상 역할이며 젊은이들을 교단에 남게 하는 중요한 메리트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교원 정년단축은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사회가 더욱 고령화할 것 이라는 점도 고려, 보다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겠다. 인생을 교단에 바친 노교사들을 위해 황금마차를 준비하고 나팔소리를 들려주지는 못할 망정 밥그릇을 놓지 않으려다 밀려나는 늙은이로 비춰지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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