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물 선정성 극치/KBS다큐 ‘수달’ 연출 파문/케이블TV 줄줄이 도산/정부 통합방송법 연기엔 “방송장악음모” 거센 반발방송계의 98년은 「이보다 더 나쁠 순 없다」로 요약된다. 부도와 구조조정으로 많은 방송인들이 회사를 떠났고 생존 때문이라지만 프로그램의 선정성은 더 심해졌다. 통합방송법 제정연기는 방송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했다.
▲비난과 물의
시청률 1위를 지켰던 MBC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에 대한 비판으로 한 해가 갔다. 멀쩡한 출연자를 다치게 하는 억지 늘이기를 계속, 시청률지상주의에 물든 방송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미스터리물의 범람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KBS2 「미스터리 추적」과 SBS 「토요 미스테리극장」, MBC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는 시청자단체의 강도높은 비판에도 요지부동이다. SBS 르포물 「추적 사건과 사람들」은 2월부터 매매춘 성폭행 월경전증후군 등 선정적 소재를 잇따라 선보여 심야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선정성 경쟁을 불러왔다. 5월24일 방송된 KBS1 「일요스페셜수달」의 조작사건은 방송의 도덕성과 다큐멘터리의 정직성을 의심받게 한 수치스런 사건. 담당PD는 「연출 1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퇴출과 부도 속출
IMF 한파로 광고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방송3사 광고판매율은 60%대로 급감했고 광고가 하나도 붙지 않는 「백판」프로그램도 생겼다. 방송사들은 초긴축경영을 선언, SBS는 10월 540여명의 TV제작·보도영상담당을 별도법인으로 분사시켰다. MBC는 올해 직제개편과 세차례 명예퇴직 실시로 400여명을 감축했으며 KBS도 이달 내로 500여명을 감축한다.
케이블TV는 빈사상태. 3월5일 교육채널 다솜방송의 부도를 시작으로 기독교TV(4월7일) 동아TV(7월1일) CTN(7월14일)등 4개 프로그램공급업체(PP)가 무너졌다. 문화관광부는 8월 장르전환 허용 등 케이블TV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대다수 PP사들이 원했던 홈쇼핑채널은 불허, 결국 동아TV는 10월31일 방송을 중단했다.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의 전송망사업 중단도 케이블TV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다시 짜는 통합방송법
4년이나 준비한 통합방송법안의 통과가 11월16일 다시 연기됐다. 이유는 「각계의 의견수렴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 방송관련단체들은 『정부의 방송장악음모』라고 비난했고 외국자본과의 계약을 앞두고 있던 위성방송 사업자들은 국제적 신용을 잃었다. 케이블TV업계는 「고사행위」라고 극렬 반발, 결국 종합유선방송법만 개정하게 됐다. 정부는 12월1일 대통령직속자문기구로 방송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3개월간 법안을 다시 짠다고 발표했다.<권오현·김관명 기자>권오현·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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