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어제 최대순매수/개미군단은 “팔자” 연발/블루칩 상승·증권 등 폭락증시가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증시를 주도하는 투자세력 및 종목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주가하락 이틀째인 17일 기관투자가들이 96년 4월이후 최대규모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하며 증시의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 반면 폭발장세를 이끌던 개미군단들은 충격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팔자」를 연발했다. 또 최근 성적이 부진했던 삼성전자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핵심 블루칩들은 주가지수 하락에도 불구, 이날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증권·건설(무역 포함) 등 「트로이카」 주식을 비롯한 중·저가주는 하한가의 찬바람을 맞았다.
■개미군단에서 기관투자가로=이날 증시에서 투신 증권 보험 등 기관투자가들은 2,672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고 1,437억원어치를 팔아 1,23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같은 주식순매수는 96년 4월10일 1,029억원을 기록한 이래 2년8개월만의 최대치이다. 나민호(羅民昊)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폭발장세에서 주식을 살 타이밍을 놓쳐 재미를 보지 못한 기관투자가들이 주가조정기를 이용,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수세가 집중된 점이 기관들의 순매수 기록경신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도 전날에 이어 「무작정 팔자」 양상을 보이면서 1,406억원어치를 순매도, 지난달 20일 이후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중저가에서 대형우량주로=기관투자가들이 개미군단을 대신해 증시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주가상승종목에도 변화가 확연했다. 주가상승이 절정에 달했던 3∼5일간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거나 상승폭이 작았던 대형 우량주, 이른바 「블루칩」들이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11일 이후 4일간 1만7,000원이나 하락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2,400원이 오른 7만2,400원을 기록했다. 포항제철은 전날의 하락세를 딛고 900원이 상승했고, 한국전력도 전날보다 500원 오른 2만7,000원으로 마감하는 등 「빅 3」 종목이 모두 상승하며 주가하락폭을 줄였다. 반면 증권·건설 종목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하한가가 속출하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향후전망은=정동배(鄭同培) 대우증권투자정보부장은 『당분간 기관투자가들이 장세를 주도하고 블루칩들이 상승하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에 예탁금이 풍부한 상태이고 저금리기조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500선을 저항선으로 주가조정이 이뤄진 다음 재차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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