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묘사 소홀 극적재미 반감「박진감의 성공」. 올해는 이순신장군 서거 400주기가 되는 해. 16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재연된 임진왜란은 현대적이었다. 실제의 전투가 그토록 볼거리 많고 속도가 빨랐으랴. 5척의 배가 무대를 자유자재로 가르고 영상효과로 파도가 일렁였다. 무대전환은 신속했다. 또 조선 조정과 명, 일본을 대조시켜 20일만에 일군에 의해 수도가 함락된 긴박한 전쟁상황을 그려냈다. 고리타분한 주제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2시간여의 스펙터클로 포장해 낸 것이다.
11일 시작, 16일 폐막된 국립극단의 「거북선아 돌아라」(이길륭 작)는 100명의 출연자와 50명의 스태프, 각종 첨단 기기가 총동원된 대작이었다. 국립극단 단원만으로 모자라 극단 출신 단우회, 서울예술대학 학생이 총출동했다. 거북선 왜선등 총 7척의 배가 제작됐다. 무대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인 배들은 모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장관에 가려 배우가 보이지 않는 것은 결정적인 흠이다. 연출자 김효경씨는 『이순신이라는 인물에겐 극적으로 다룰만한 성격을 발견하기 힘들다』며 주변정세 묘사에 치중하겠다고 말했었다. 결과적으로 주인공 이순신은 일본과 담판을 짓는 명나라 사신보다도 고뇌와 성격이 잘 묘사되지 않았다. 잘 알려진 역사적 위인을 재해석하는 신선한 맛도 물론 없었다.
요즘 관객을 충족시킨 화려한 성공. 그러나 연극적 재미를 잃은 허전함이 함께 했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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