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표결 하루전 공격/아프간공습과 묘한일치/표결에는 되레 불리할듯『왜 하필이면 오늘이냐』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 표결을 위한 하원 본회의가 소집되기 하루 전인 16일 이라크에 대해 전격공습 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여론을 다른 곳으로 돌려 탄핵정국을 희석시키고 위기국면을 조성함으로써 지지도를 높여보겠다는 의도가 작용한 것이라는 의심이 적지않다.
8월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 클린턴에 대한 연방대배심의 조사가 있은 직후 아프가니스탄과 수단의 테러기지에 대한 전격공습이 감행돼 정치코미디 영화 「왜그 더 독」(Wag The Dog)을 연상시켰던 우연의 일치가 4개월만에 또 한 번 실연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민주 양당은 이라크 응징에 대해서는 일단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원은 17일 본회의를 소집, 미군의 승리와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그러나 공화당측은 이라크 공격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강력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모든 미국인은 적과 싸우는 군을 지지해야 하지만 과연 이 시점에 공격을 해야했는 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CNN의 여론조사에서도 30%의 응답자들은 공격시점의 결정에 클린턴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고 대답했다.
동기야 어쨌건 클린턴으로서는 하원 본회의의 탄핵표결이 수일간 연기됨으로써 일단 시간을 버는 소득을 거두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분석가들은 『클린턴이 잠시 숨통을 트는 것에 불과할 뿐 탄핵정국의 대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닉슨 대통령의 경우도 워터게이트 사건이 최고조에 이르렀을때 조차 국제 위기에 대한 대응책은 초당적 지지를 받았었다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공화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함으로써 이라크 공습 결정이 탄핵표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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