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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숨은 하얀사슴 찾아라/설치미술가 박훈 ‘사슴사냥’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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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숨은 하얀사슴 찾아라/설치미술가 박훈 ‘사슴사냥’ 기획

입력
1998.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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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등 5㎝ 흙인형사슴 숨겨/29일까지 찾는 시민에 판화선물23일 서울시내 녹지공간에서 「사슴 사냥」이 시작된다. 서울에서 웬 사슴사냥? 진짜 사슴은 아니다. 슈퍼 화이트라는 도자기흙으로 구운 5㎝짜리 인형사슴이다. 구로구의 고척근린공원, 도봉구 덕성여대, 은평구 거북약수터, 서초구 시민의 숲등 25개구 46곳의 공원에 사슴인형이 숨어 있다. 물론 찾는 사람이 임자. 연말 시민들을 위한 재미있는 보물찾기다.

그러나 이 사슴 사냥놀이는 한가한 설치미술가의 장난만은 아니다. 개인돈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한 설치미술가 박훈(朴薰·34)씨는 이렇게 말한다. 『번잡하다는 미국의 뉴욕에서는 가끔 사슴이나 너구리가 차에 치여 죽습니다. 사슴을 사냥할 수 있을 만큼 환경이 보호되는 나라, 그런 나라를 꿈꾸고 계획한 프로젝트입니다』 박씨는 홍익대, 뉴욕주립대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했고, 최근엔 설치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차세대 유망주. 지난 해 제3회 한국일보청년작가초대전에 초대작가로 선정됐었다.

「사슴 보호」가 아니라 「사슴 사냥」이라는 역설적 제목의 프로젝트는 23일부터 29일까지 계속된다. 사슴을 찾은 사람은 사슴 사냥현황본부실(다다갤러리·02­735­8942)에 전화를 걸면 선착순 100명에게 작가가 만든 판화를 준다. 사슴 사냥에 성공했다고 알리면 사슴사냥회원에 가입되고, 「98사슴사냥­서울프로젝트에 관한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어느 곳에 사슴이 있는지 알고 싶으면 구청(각국번+3001)으로 전화, 사슴사냥정보통신망을 이용하면 된다.

그런데 이 사슴은 왜 그렇게 작을까. 등신대의 사슴이 숨을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사슴의 크기만큼 우리의 자연환경은 왜소한 것이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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