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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응급 피임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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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응급 피임약 ‘논란’

입력
1998.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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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않은 성관계따른 임신 막아준다는데…/‘테트라 가이논’ 1만명분 정부 내년부터 무상 보급/시민단체선 “엄연한 낙태”/성 문란 심해질것 우려도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원치 않은 성관계로 임신 우려가 있는 청소년들에게 응급피임약을 제공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복지부는 16일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신청한 「청소년 응급피임사업」계획을 승인, 내년 1월부터 성폭행을 당한 미혼여성등에게 응급피임약을 무상보급키로 했다.

대한가족협회는 국제가족계획연맹(IPPF)에서 응급피임약 「테트라 가이논」(독일 쉐링사 제조) 1만명분을 무상 지원받은 뒤 협회 부설 11개 가족보건의원을 통해 보급할 예정이다. 테트라 가이논은 여성들이 성관계를 가진 뒤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억제해 임신을 막게 하는 약이다.

복지부와 가족계획협회는 피임약의 오·남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폭력을 당해 임신이 우려되는 자 ▲근친상간등 윤리적으로 임신이 허용되지 않는 자 ▲성폭력 상담기관등에서 응급피임을 의뢰해 온 자 ▲미성년자이거나 유전적 질환 때문에 임신을 원치 않는 자에 한해서만 응급피임약을 보급키로 했다.

또 전문의사의 엄밀한 상담과 처방을 거친 뒤에만 피임약을 지급토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응급피임약은 낙태를 방조하는 범죄행위일 뿐 아니라 성문란 행위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생명을 아끼는 모임 등 30여개 시민·종교단체 연합체인 낙태반대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응급피임은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막는 사전피임과는 달리 생명체나 다름없는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되는 것을 막는 낙태행위』라며 사업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낙태반대운동연합 최정윤(崔丁允·30·여) 간사는 『갤럽조사에 따르면 낙태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미혼 여성 중 50%이상은 2번이상 낙태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젊은이들의 성도덕이 극도로 문란한 상태』라며 『성관계 후 먹으면 임신이 안되는 약을 공짜로 공급한다면 성문란행위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가족계획협회 관계자는 『테트라 가이논은 수정란을 죽이는게 아니라 사전피임약과 마찬가지로 정자와 난자의 수정 자체를 막는 것으로 윤리적 논쟁소지가 없다』며 『급증하는 성폭력으로부터 우리 청소년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응급피임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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