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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서비스맨은 ‘신춘문예 배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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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서비스맨은 ‘신춘문예 배달원’

입력
1998.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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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문화부에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오는 계절은 이맘때다. 신춘문예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IMF의 영향으로 공모에 대한 관심이 유달리 높았던 탓인지 문의전화도 더 많았다. 12일 마감한 한국일보 신춘문예 공모에는 당연히 응모자와 응모작품의 편 수도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문의전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소인(消印)」. 하루라도 더 작품을 다듬고 싶은 지망생들은 『마감일 소인이 찍힌 우편접수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물론 마감일 소인도 가능하지만 외국에서도 마감일 소인을 믿고 부쳤다간 심사가 끝난 뒤 작품이 도달할 수도 있다. 작품 접수를 위해 응모자들이 사용하는 최신 수단은 퀵서비스. 직접 작품을 들고 오는 사람보다 더 많은 퀵서비스맨이 신문사를 찾았다. 인터넷 접수 여부를 문의하는 것도 새로운 신춘문예 풍속도. 하지만 인터넷 접수는 작품을 다시 인쇄해야 하고, 전달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오히려 번거롭다.

응모 원고의 편 수와 분량을 정해주건만, 그것을 아예 무시하는 응모자들의 열의(?)도 여전했다. 시집으로 두어 권 분량이 넘는 시를 응모하는 사람, 소설책 한 권 분량의 원고를 보내는 이들도 많다. 신문사의 사고(社告)가 나가기도 전에 초여름부터 작품을 보내오는 이들도 있고, 신춘문예를 공모하지 않는 언론사에 작품을 보내기도 한다.

나이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 응모자들, 손때묻은 원고를 들고 교복을 입고 머리를 긁적이며 찾아오는 중·고교생들은 누구보다 반가운 응모자들이다. 이들의 문학사랑으로 한국문학은 활기를 얻기 때문이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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