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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일본 탐구(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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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일본 탐구(책꽂이)

입력
1998.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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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과 반역’ 등 문화비평서 늘어일본인들은 그리고 일본사회는 우리와 조금 다르다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일본 최고의 지성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1914∼1996)의 「충성과 반역」(박충석 김석근 옮김)은 두 나라 사람들의 정치·사상적 차이를 감지하게 한다. 49년에서 77년 사이에 발표한 논문 8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메이지(明治)유신을 전후한 시기의 일본인들의 사상적 대응양식과 특징을 다루고 있다.

논쟁의 여지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유교문화권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일본인들의 군신도덕관은 한국 중국인과 대조적이다. 「군(君)이 군같지 않으면 떠난다」는 것이 맹자가 설파한 신하로서의 행동양식이라면 「군이 군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않더라도 신(臣)은 신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여야 한다」는 것이 일본의 군신관이다. 이같은 비합리적 주종관계를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여 잘못된 주군을 바로잡으려는 「반역」과 「충성」의 역사를 반복해 왔다.

또 일본은 유교문화권의 전통적 사상인 화이(華夷)의식의 실체적 기반이 약한 나라이다. 이때문에 일본근대사는 화이관념에서 쉽게 탈피, 부국강병을 추구함으로써 서구열강의 대열에 편입했다. 그러나 이같은 개방이라는 역동적인 에너지는 텐노(天皇)제 국가라는 파시즘적 테두리에 갇힘으로써 일본인의 자유로운 인격형성에 치명적 장애가 되었다.

저자는 일본사상사의 도정이 외래문화·사상의 수정­변용­일본화의 형태로 전개돼왔다며 외래문화의 접촉과 문화변용이라는 관점에서 일본사상사를 조명하고 있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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