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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받는 ‘國調’/김병찬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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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받는 ‘國調’/김병찬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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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김훈(金勳) 중위 사망사건 국정조사를 실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유가족과 천주교 인권위, 국회 국방위는 반대하고 있다.『혼란스러워질 뿐』(유족), 『정치적 공방장이 될 것』(국회 국방위), 『생각해보지도 않았다』(천주교 인권위)는 등 정치권 개입에 당사자들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국회 국방위 진상파악소위의 국민회의, 자민련, 한나라당 의원들도 하나같이 김중위 사건을 정당이 아닌 국회의 일로 선을 분명히 긋고 있다.

소위 관계자는 『어렵사리 사건 경위를 추적하고 당국의 재수사 결정을 이끌어낸 것은 당과 국회를 분리해서 일을 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국정조사 운운하는 것은 재수사를 스톱하고 정치판을 벌여보자는 얘기』라고 씁쓰레했다.

국정조사에 대한 이들의 불신은 저간의 과정을 보면 족히 이해할 만하다.

당초 국정조사 문제가 거론된 것은 11일 국민회의측이 한나라당에서 김중위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할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한나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하면 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그러나 곧 국민회의 핵심당직자는 『정치현안을 푸는데 국정조사가 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잘못 발표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발을 뺐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못할 것 없다』는 식으로 다음날 국회에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이 와중에 쟁점은 사건의 진상보다 책임이 전 정권에 있느냐 현 정권에 있느냐는 책임전가싸움으로 변질돼 버렸다.

조사위원회 구성과 계획서 작성 등 구체적 일정 협의에 대해 여야는 『상대방이 요구하면 응한다』는 어정쩡한 입장이다. 이쯤되면 무엇때문에 국정조사 얘기를 꺼냈는지가 아리송해진다. 결국 김중위사망사건 국정조사는 정치판에서 정치적 계산에 따라 주고받는 경망한 「정치 장난」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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