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통령 “불행한 시기 있었다” 유감표명에/루옹 주석 “과거는 뒤로하고 우호협력” 화답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5일 트란 둑 루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우리 군의 베트남전 참전사실에 대해 유감을 표시함으로써, 양국간 과거사 문제를 공식적으로 매듭지었다. 김대통령은 이어 16일 베트남의 국부이자 대미(對美)·대프랑스 항전의 지도자 호치민(胡志明) 전 국가주석 묘소를 참배한다.
우리 대통령이 양국간 과거사를 직접 언급하고 호치민의 묘소에 헌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김대통령의 과거사 발언은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92년 양국 수교 이래의 우리 정부 입장에서 훨씬 진전된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루옹 주석에게 『양국간에 한 때 불행한 시기가 있었다』고 말한 뒤 『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루옹주석은 이에 대해 『불행했던 과거는 뒤로 하고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을 통해 과거를 매듭짓자』고 화답했다.
베트남과의 과거사 정리는 한일간의 과거청산과 내용이 다르다. 베트남측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김대통령의 「자발적 의지」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외교 관계자는 김대통령의 호치민 묘소 참배에 대해 『호치민 묘소는 전쟁기념탑이 아니라, 베트남 국부의 묘로 봐야한다』면서 『스스로 앙금을 풀고, 적극적으로 양국간 관계를 개선하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은 과거사 정리와 관련해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 면서 『그러나 김대통령의 과거사 발언과 호치민 묘소 참배를 자국에 대한 최대 예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하노이=유승우 기자>하노이=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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