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 판 동생기업 ‘샤니’/무리한 사업확장 兄 꺾어「한 우물만 판 아우가 형보다 낫다」
제빵업계를 양분해온 형제기업 (주)삼립식품과 (주)샤니가 「법정관리」와 「업계석권」이라는 대조적인 길을 걷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무리하게 사업확장에 나선 형(삼립식품)을 제빵업에 주력한 아우(샤니)가 이긴 셈이다.
(주)샤니(회장 허영인·許英寅)의 성공은 「한우물만 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말해준다. 72년 모기업인 삼립식품에서 독립한 샤니는 차입을 통한 무리한 사세확장보다는 제빵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 다른 경쟁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외치며 「외도」를 할 때 샤니는 기술개발과 새로운 영업전략 마련에 주력, 제빵업계에서 입지를 굳혀갔다.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트,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식품사업으로 96년 형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고 매년 10% 이상 성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부채비율이 오히려 현격히 줄었고 매출액은 1,900억원(15% 증가), 시장점유율은 80%대로 올라가 사실상 제빵업계를 평정했다.
형인 (주)삼립식품(회장 허영선·許英善)의 추락은 대조적이다. 96년까지 업계 1위를 지켜온 삼립식품은 삼립개발 등 자회사를 설립, 콘도사업과 음료사업으로 외도를 시도했다. 그러나 과도한 차입경영으로 인한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5월 부도를 냈고 이번달 14일 법정관리 인가를 받았다.
샤니 관계자는 『무리한 사업확장과 차입경영으로 올들어 고려당과 기린, 크라운베이커리 등 제빵업체 대부분이 부도를 냈다』며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한 내부역량 강화가 샤니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배성규 기자>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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