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떼몰고 남북경협 새 章 열어/금강산 관광 등 對北사업에 ‘큰물꼬’/구조조정속 현대 독주 기반다져올해 재계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양산한 인물은 단연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이다. 83세의 노구를 이끌고 4차례나 방북해 남북경협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구조조정의 태풍속에 기아인수등 굵직한 현안을 정면돌파, 현대 독주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정명예회장은 6월 소떼몰이 방북을 통해 분단의 벽으로 인식되어온 판문점길을 뚫었다. 소떼몰이 방북은 서방언론에서 「기발한 행위예술」이라고 일컬었을 만큼 세기적 이벤트로 주목을 끌었다. 10월방북에는 북한 최고의 실력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성사시켜 현대의 대북사업에 대한 정권차원의 보장을 받아냈다. 정명예회장의 방북은 개인적으로 소한마리 판 돈으로 가출한 뒤 70년여만의 귀향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금강산 관광길을 트고 서해공단조성사업, 건설부문 제3국 공동진출, 고선박해체, 소형자동차조립사업 등 대북사업을 통해 남북관계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북사업이외에도 정명예회장은 특유의 경영묘수로 현대의 저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불황과 구조조정에 휘말린 재계에서 기아인수등을 통해 기세를 드높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5개 핵심업종을 중심으로 2세구도를 정리,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에 호응하면서 자식들에 대한 분재(分財)를 마무리했다. 92년 대선이후 침체의 길을 걸었던 현대는 올해 정명예회장의 지휘아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이재열 기자>이재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