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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건국은 왜 필요한가/朴昇 중앙대 교수·경제학(火曜世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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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건국은 왜 필요한가/朴昇 중앙대 교수·경제학(火曜世評)

입력
1998.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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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2건국」운동에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시시비비에 있어서는 그러한 개혁추진기구가 필요한가 하는 문제와 그 방법과 절차가 옳은가 하는 문제를 나누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먼저 개혁추진을 위해서 제2건국운동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러면 왜 필요한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달려온 엔진은 산업화초기 엔진이다. 말하자면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가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가는, 그래서 대중적 실업과 절대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러한 엔진이었다.

이 엔진은 정치적 억압과 후진적 의식구조속에서도 경제만 성장하면 되는 것이었고, 경제는 저임금과 산업보호를 무기로 하여 먹는 것과 입는 것을 해결하려는 그러한 엔진이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바뀐 것이다. 우리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그리고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달려야 한다. 저임금시대는 고임금시대로, 보호시대는 개방시대로, 그리고 절대빈곤시대는 삶의 질(質)시대로 바뀌게 되었고 자유와 빵이 함께 필요한 시대에 들어섰다. 그래서 지금까지 잘 달려온 우리나라 엔진은 추진력을 잃고 멈추게 된 것이며 오늘의 IMF위기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환경,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 엔진으로 대체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전면개혁을 통해 국가를 개조(改造)하는 일이다. 정부가 표방하는 제2건국이 그런 취지일진대 이것은 매우 정당한 역사적 소명이라 하지 않을 수없다.

그러면 그러한 제2건국운동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두 가지 큰 과제가 있다. 그 하나는 새로운 엔진으로 대체하는 개혁이 성취될 수 있도록 개혁에 대한 저항을 돌파하고 개혁지원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전면적 개혁에는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저항이 있게 마련이다. 흔히들 개혁에 대한 저항세력을 기득권계층뿐인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 사리(私利)와 집단이기에서 초연할 수 없는 우리들 모두가 저항세력이다.

정부가 대통령령(令)에 의해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약칭 제2건국위)를 대통령 자문기구로 발족시킨 취지는 개혁에 대한 저항을 극복함에 있어서 국민적 역량을 결집시키고 여론주도층의 중력(重力)을 개혁지원세력으로 활용하자는 데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참여하는 사람 수는 많게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취지에 이의를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실효성이 문제라 하겠는데 이것은 앞으로 이 기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할 것이다.

제2건국위가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 경우)에 대한 자문기구인 이상 이 기구는 마땅히 넓은 의미의 정부기구가 돼야 할 것이며 정부주도로 이끌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이 기구가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개혁을 논의한다고 해서 초법적인 권력기관이 아니냐 하는 일부 반론은 이 기구를 집행기구로 오해하는데서 생긴 것이다.

제2건국운동이 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의식과 생활에 대한 개혁의 추진이다. 의식과 생활개혁은 새 엔진으로 대체하는 작업의 핵심축(軸)이다. 이것은 정부가 직접해서는 안되며 자율적인 시민운동으로 추진하고 정부는 뒤에서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새마을운동을 새생활운동으로 격상시켜 다른 시민단체와 함께 시민운동에 참여토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민운동체제가 아직도 틀이 잡히지 않고 있어서 많은 혼선이 있는 것이다.

지금 제2건국운동에 대한 많은 우려와 혼선은 정부가 이것을 추진함에 있어서 방법과 절차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문기구인 제2건국위를 국민운동기구와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사전적인 준비부족과 졸속진행, 국민에 대한 설득부족, 그리고 참여하는 일부 지방인사들에 대한 자질문제 등이 지적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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