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불임치료 기대복제양 돌리의 탄생으로 복제기술이 과학계의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서도 인간복제실험이 이루어졌다. 경희대연구팀이 복제에 사용한 난자는 불임치료를 위해 병원에 온 30대 여성에게서 채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난자에 주입한 체세포핵이 세포분열하는 것을 관찰한 뒤 바로 폐기처분했다.
하지만 세포분열한 4세포기 배아를 여성의 자궁 내에 착상시키면 유전적으로 체세포를 제공한 여성과 동일한 복제인간이 탄생하는 셈이다. 배아단계까지의 인간복제실험에 성공한 것은 이달초 영국 에든버러대와 로슬린연구소의 공동연구에 이어 세계 두번째이다.
이번 연구는 각종 질병의 치료법 개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복제양 돌리를 생산해낸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는 『복제기술이 인간의 질병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소는 이미 혈액응고인자를 생산하는 인간의 유전자가 주입된 복제양도 만들어냈다. 이는 「제약공장」으로 쓸 수 있는 복제동물의 탄생을 의미한다.
장기이식과 불임치료에도 획기적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 이보연(李普淵) 교수는 『간 심장등의 장기이식을 해야 하는 환자는 자신의 체세포로 필요한 장기를 선택적으로 배양한 후 이식을 받을 수 있으며, 불임남편의 체세포핵을 떼어내 부인의 난자에 넣어 아이를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업적으로는 우수한 가축의 대량복제가 가능해 인류의 식량난 해결에도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국내서도 8월말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黃禹錫) 교수팀이 한우 한 마리와 젖소 세 마리를 체세포 복제로 임신시키는데 성공했다. 황교수는 유전형질이 좋은 한우의 체세포에서 핵을 떼어내 미리 핵을 제거한 다른 소의 난자에 이식한 뒤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강남차병원의 엄기붕(嚴基鵬) 남성불임연구실장은 『이미 국내 기술로 복제소가 탄생해 인간의 배아복제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며 『현재 국회에서 인간복제 금지법안을 마련중인 시점에서 이같은 실험을 강행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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