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새 패러다임/기업 생존위해 국경·업종 초월/무차별 거대화/대량감원 아픔도자고 나면 세계 기업의 판도가 바뀐다. 올들어 거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 열풍이 지구촌을 거세게 몰아쳤기 때문이다. 기업의 M&A는 국경을 초월하고 업종에 구분없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됐다. M&A를 통한 기업의 전문화와 거대화는 이제 세계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
1일 M&A사상 최대 규모인 772억달러의 미석유기업 엑슨과 모빌의 합병이 발표됐다. 불과 일주일 뒤인 8일 유럽최대 M&A로 기록된 670억달러 규모의 영국의약그룹 제네카사와 스웨덴 아스트라사가 합병을 선언했다. 벨 애틀랜틱과 GTE의 합병(726억달러), SBC 커뮤니케이션스의 아메리테크 인수(699억달러), 브리티시 석유의 아모코 인수(585억달러), 씨티 코프와 트래블러스 합병(369억달러)등 M&A 규모사상 상위 10위를 기록한 것 중 9건이 올들어 이뤄졌다.
규모만이 아니다. 독일은행 도이체방크와 미국은행 뱅커스트러스트의 합병,독일 자동차사 다임러 벤츠와 미국 크라이슬러의 합병, 미국연금회사 캘리포니아 갤퍼스와 영국의 허미스 펜션매니지먼트의 합병을 비롯, 국적을 넘나드는 M&A가 진행됐다. 업종분야도 가리지 않고 금융, 자동차,컴퓨터·통신, 제약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M&A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지구촌 곳곳에서 이같이 M&A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정보통신 발달에 따른 시장확대의 가속화와 각국 정부의 탈규제 정책에 기인한 바 크다. 거대기업들이 인터넷 등장 등으로 지리적·환경적 제약이 없어지면서 형성된 거대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이점을 누리면서도 「브랜드 명성」을 높여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M&A를 성사시키고 있다.
또한 많은 기업의 M&A는 아시아 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 침체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단행됐다.
세계를 휩쓴 M&A 열풍은 그러나 어두운 그림자도 남겼다. 대규모 감원이 뒤를 이은 것이다. M&A가 성사될 때마다 적게는 수천명 많게는 수만명이 길거리로 내몰렸다.<배국남 기자>배국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