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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계 권위자 맞붙었다/김 중위 사망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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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계 권위자 맞붙었다/김 중위 사망 사건

입력
1998.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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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여수 박사 ‘타살론’에 박종철군 고문 밝혀낸 황적준 박사 ‘자살’에 무게「노여수(魯麗洙)와 황적준(黃迪駿)」 법의학계의 1인자를 자처하는 두 사람이 김훈(金勳·25) 중위 사건의 민군합동 수사에서 맞붙었다. 그동안 타살과 자살이라는 상반된 법의학적 소견을 내놓고 팽팽하게 논란을 벌이던 두사람의 논쟁은 향후 수사과정의 최대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법의학자 노여수(미국명 루이스 노)박사는 「타살론」의 불을 댕긴 주인공. 그는 격투흔적으로 보이는 김중위 머리의 상처 등 13가지 이유를 들어 김중위의 타살을 확신하고 있다. 반면 87년 박종철(朴鍾哲)군 고문치사사건을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황적준(고려대) 박사는 국내 법의학계 1인자. 그는 타살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사람의 논리적 근거가 각각 「경험론」과 「이론」으로 나누어지는 것도 흥미롭다. 노박사는 68년 도미후 7,000여건의 부검과 300여차례의 법정증언 등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타살을 주장해왔다. 반면 총기사망자에 대한 실제 부검 경험이 적은 황박사는 법의학계의 교과서인 빈센트 디마이어의 「총상」을 근거로 타살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두사람은 이같은 관심에 부담스러운 눈치. 법의학자는 시신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개연성이 높은 법의학적인 소견을 제출하는 것이지 사건의 진실을 완전하게 밝혀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9월3일 천주교인권위원회가 마련한 김중위 의문사 공개토론회에서 한차례 논쟁을 벌인 바 있는 두 사람이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어떤 논쟁을 벌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발생한 김중위 사망사건과 경비소대원의 북한군접촉을 수사하는 국방부 특별합동조사단이 14일 진용을 완전히 갖추고 본격 가동됐다.

군검찰 기무사 정보사 합조단(헌병) 민간검찰 안기부등 5개 기관과 법의학자등 60명으로 구성된 특조단은 참여조직으로만 보면 79년 12·12사태직후 전두환(全斗煥) 보안사령관이 이끌던 합수부에 못지 않다. 더구나 앞으로 「한·미공동조사위원회」와 「군내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산하에 추가발족되면 100명이 넘는 매머드급 조직이 된다. 이와 관련, 특조단 양인목(楊寅穆·중장) 단장은 이미 천용택(千容宅)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

양단장은 『특조단은 96년 4·11총선 직전 북한군의 판문점 무력시위때 우리군의 사전요청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겠다』며 『수사과정에서 은폐·조작, 직무유기등이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하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정덕상·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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