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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가 사는 길/이유식 정치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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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가 사는 길/이유식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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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의 39만표 때문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동생 회성(會晟)씨가 국세청 불법모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돼 결국 구속되자 이총재 주변사람들은 요즘 거의 「돌아버릴」지경이다. 대선에서 1,000만표나 얻고도 정권을 놓치는 바람에 이토록 「수모」를 당해야하느냐는 울분이 그들의 얼굴에 가득하다. 한때 당내에서 입방아처럼 나돌았던 「이회창이 안된 199가지 이유」를 새삼 떠올리면서 『하나만 제대로 됐으면 대통령이 되는 건데…』라는 회한도 털어놓는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수첩에는 언젠가 꼭 「손봐줄」사람들의 이름이 날로 늘어간다.하지만 오늘의 사태까지 이른 이총재의 리더십과 정치행태에 대한 반성은 거의 찾을 수없다. 어차피 세풍이니 총풍이니 하는 것들은 실정법차원의 문제여서 여권이 칼자루를 쥔 사안이다. 하지만 가장 똘똘 뭉쳐야 할 시기에 모래알처럼 흩어지기만 하는 당의 전열은 명백히 이총재 책임이다. 물론 당의 존재까지도 위협받는 작금의 상황을 앞에 두고 『이총재 개인의 문제』라며 강건너 불보 듯하는 비주류들의 행태가 가관인 것도 틀림없다. 그러나 비주류, 반주류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당에 대한 소속의원의 열정이 냉소로 변해가는 원인은 결국 이총재의 아마추어적 리더십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당의 중심이 없으니 주요 정치현안에 대한 당론이라는 것도 「반대를 위한 반대」, 또는 몇몇 소수의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반(反)여론적」인 것이 비일비재하다. 교원정년 단축의 사회적 요구를 외면한채 현행대로 65세를 유지키로 한 결정, 금강산관광을 다녀왔다고 소속의원을 공개비난하는 등의 행태는 이총재에 대한 여권의 압력보다 훨씬 더 당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대목이다. 『반대라도 해야 야당이 있는 것을 알게 아니냐』는 논리는 이총재와 한나라당이 사는 법이 아니다. 『국세청을 통해 거뒀다는 수백억원은 어디로 갔느냐』는 당내 의구심과 『총재의 얼굴을 볼수가 없다』는 언론의 푸념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하며 주변을 두텁게 쌓는 것만이 「대쪽」총재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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