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별기간 자수 러시/박희도씨 등 210명 타진『지금 귀국하면 선처해주나요』
연말을 맞아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범죄자들의 자수 및 자수상담이 부쩍 늘고 있다. 법무부가 정한 「해외도피사범 특별자수기간」이 연말이면 끝나는데다 지난 6월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된 미국에서는 내년 1월께 조약이 비준돼 곧바로 신병인도 절차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법무부에 상담을 한 해외도피사범은 210여명. 전체 해외도피사범 601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다. 또 자수하겠다고 자수의향서를 당국에 제출했거나 전화로 자수의사를 밝힌 사람은 90여명. 실제 자진귀국해 자수한 뒤 사법처리된 도피사범은 30명으로, 이중 구속자는 8명이다.
최근 자수의사를 밝힌 해외도피사범중 눈에 띄는 인물은 97년4월 해외원정 도박사건으로 필리핀 마닐라에 도피중인 개그맨 황기순씨와 12·12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중 미국으로 도피한 전 육군참모총장 박희도(朴熙道)씨. 황씨는 지난달 27일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 12월20일께 귀국할테니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자수의향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황씨는 현재 마닐라 마가티의 한 교민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문방구 자판기 동전수거원으로 현지인에게 고용돼 월 25만원 정도를 받는 등 어렵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12월초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법무부 고위관계자에게 전화로 귀국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특히 자수할 경우의 구속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캐물은 뒤 날짜를 특정하지 않고 연말까지는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검찰은 자수한 도피사범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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