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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장관’의 食言/김광일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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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장관’의 食言/김광일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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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장관이 수차례나 공언해놓고 백지화할 수 있는 겁니까』정보통신부가 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지분 투자한도를 종전 「33%」에서 내년부터 「49%」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없었던 일」로 결론난 11일. 외자유치협상에 급피치를 올려온 국내업체와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온 외국 투자자들은 한결같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배순훈(裵洵勳) 정통부장관이 10월부터 직접 나서 신앙처럼 「49%지분확대」를 외치고 다녔고, 국내업체와 외국인투자자들은 「탱크 장관」의 추진력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 장관은 미국상공인협회, 프랑스상공인협회와 같은 외국 단체주관 세미나, 조찬회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통신시장개방」을 발표했다. 외신기자회견에서도 자신있게 언급했고, 심지어는 영국까지 날아가서 이를 호언하기도 했다. 결국 배장관은 「실언(失言)」을 한 꼴이 됐고 정부의 대외신인도에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

모 통신사업자가 경영권 유지를 위해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에 결사 반대하며 정치권을 설득해 온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배 장관은 자신의 약속이 파기되는 위기상황에서도 어떠한 협상력이나 추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국무위원인 장관은 곧 「정부」다. 장관이 말을 뒤집고 발표 내용을 백지화하면 후유증은 클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통신사업자에 대한 외자유치협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또 바뀔 가능성은 없나요』라고 반문한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한심한 노릇입니다. 그 많은 조찬회와 세미나에 참석했던 외국회사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정부는 공신력이 떨어지면 일 못합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각했던 탱크장관에게 왜 「장난감 탱크」라는 닉네임이 붙여졌는 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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