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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감·대 모임 ‘미혼의 性’ 워크숍 수시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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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감·대 모임 ‘미혼의 性’ 워크숍 수시로 개최

입력
1998.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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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들이 털어놓는 性/종속되고 감춰진 性 탈피,주체적 긍정하는 性으로처녀들도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자. 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여성의 전화 건물에서는 이례적인 자리가 마련됐다. 미혼여성 14명의 성경험을 소개하고 「미혼여성의 성관계가 얼마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인 공개워크숍이 열린 것. 이 자리에는 20대에서 30대 초반에 이르는 여성 50여명이 참석, 열띤 토론도 벌어졌다.

이 자리를 마련한 모임은 서울 여성의 전화 소속 「성·감·대(성문제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연대모임)」. 직장과 대학원을 다니는 20∼30대 초반의 미혼여성 6명이 모여 지난해 11월 결성했다. 성차별이나 성폭력을 다루는 다른 여성모임들과는 달리 「어떻게 하면 여성이 성을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모임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만나 여성의 성욕구를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주체적인 입장에서 성에 대한 의사결정을 갖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토론을 거듭해왔다. 대표 김의자(29·회사원)씨는 『성만큼 여성을 구속하고 억압하는 것이 없다. 성을 더 잘 아는 것이 남녀관계를 독립적이고 현명하게 이끌어 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대학에 순결학과가 신설된 것을 계기로 「혼전 성관계」를 화두로 삼았다. 『세상은 달라져 가는데 이처럼 시대착오적인 학과가 정부 승인으로 설치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것이 회원들의 반응. 그래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카페에서 성에 대해 떠들면 주위 사람들이 쳐다보더니 지금은 아무 반응이 없다』며 『한국사회가 달라지기는 하는 모양』이라고 김씨는 전한다.

이날 발표된 사례에는 「생리를 고비로 부모들이 내 행동에 불안해하면서 정숙을 강요받았다」 「오빠나 아버지에게 생리를 감춰야 한다는 예절을 익히며 성과 여체를 부끄럽게 생각하게 되었다」에서 「(성관계를 해보니) 환상이 깨지는 느낌이었다. 아주 로맨틱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프고 불안하고 머리를 꽝하고 내리치는 것 같았다」까지 여자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잘 드러났다. 무엇보다도 「성개방은 돼가지만 여성은 여전히 성적으로 종속돼있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되었다. 『혼전 성관계는 대부분 남자친구의 간절한 요청에 의해 이뤄졌으며 관계후에는 순결이데올로기나 임신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았다』고 전하는 김씨는 『성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20대들은 성개방에 휩쓸리면서도 분명한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날 결론은 「자신의 욕구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관계를 상대에게 요구하거나 거절하는등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 회원인 정춘숙(29·한국여성의 전화 간사)씨는 『순결을 강요하는등 성을 억압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이지만 성욕구에만 충실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들은 앞으로도 여성의 성문화·의식에 대한 워크숍을 수시로 열 계획이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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