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자유치등 독자적 경영 모색/25일까지 주체선정 사실상 불가능/항공기·발전설비·선박엔진도 계속 표류반도체 빅딜이 무산위기를 맞고 있다. 통합법인의 경영주체 선정시한(25일)이 열흘 앞로 다가왔지만 두 당사자인 현대와 LG의 시각 차는 시간을 더 줘도 좁혀지기 어려운 상태로 치닫고 있어 「판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항공기 발전설비 선박엔진등도 통합법인 설립작업이 표류되고 있다. 7개 업종 빅딜작업은 현재까지 3개 업종(철도차량 정유 석유화학)만 겨우 「조건부승인」 판정을 받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반도체, 멀어지는 접점
미국의 컨설팅기관인 ADL사가 경영주체 선정을 위한 평가기관으로 지정된지 오래지만 평가 방법을 둘러싼 견해 차로 아직 실사계약조차 체결치 못한 상태다.
25일까지 경영주체를 선정한다는 「12·7 대합의」의 시한준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주 외신기자들과 만나 『통합노력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통합 무산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정부는 공전의 책임을 LG쪽으로 돌리고 있다. 현대는 ADL의 실사작업에 협조적인 반면 LG는 매우 비협조적이란 것이다. 하지만 LG반도체는 ADL쪽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LG반도체는 12일 『ADL의 일방적 평가작업 때문에 협상이 지연되고 있으며 객관적 평가방법만 제시하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계획』이라는 공식보도자료까지 이례적으로 배포했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보다 LG가 「반도체 빅딜」에서 마음이 멀어졌음은 부인키 어렵다. 이위원장도 『LG측이 여전히 독자 생존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어 반도체 통합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LG측도 『현대만큼 빅딜이 절박하지는 않으며 유상증자 및 외자유치를 통해 얼마든지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다른 3개업종도 난항
현재까지 7개 빅딜업종중 철도차량 정유 석유화학등 3개만 「조건부」의 꼬리표를 달고 승인판정을 받았다. 항공기 발전설비 선박용엔진은 선(先)외자유치, 당사자간 가격조건합의등 사실상 이행가능성이 희박한 전제조건들을 달아 금융지원이 거부됐다. 금융지원 없는 빅딜성사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물건너갔나
관건은 「대어」인 반도체다. 업계는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맞선자리까지는 억지로 끌고 나와도 강제로 결혼까지 시킬 수는 없는 일』이라며 결별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빅딜을 깨뜨리기엔 감수해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 신규여신중단 기존여신회수등 금전적 제재조치들도 무겁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앞에서 이뤄진 「12·7 대합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기 때문에 막판 대타협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 위원장도 『어렵지만 총수들끼리 합의한 사항인 만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이의춘·이성철 기자>이의춘·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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