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의 통치철학 올 세계정치 풍미한 화두「신신(新新)좌파」 「실용적 좌파」 「새로운 중도」….
올해 세계 정계를 풍미한 화두는 이른바 「제 3의 길(The Third Way)」이다.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주창한 이 이론의 전도사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좌도 우도 아닌 새로운 길」로 블레어의 통치 철학이 된 이 노선은 지난해 영국과 프랑스에서 좌파정권이 탄생한 데 이어 올 9월 독일에서도 16년만에 사민당 정권이 들어섬으로써 세계 정치 사조의 큰 줄기가 되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EU)의 15개국중 스페인 아일랜드를 제외한 13개국에서 좌파정당이 집권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과거의 좌파가 아니다. 평등 복지를 강조하던 전통적 입장에 「경쟁과 효율」이라는 우파적 요소를 과감히 접목시키고 있다. 지향점은 한마디로 「일하는 복지」. 국가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먹여주던 수동적 복지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교육과 훈련, 사회 인프라를 제공해 일할 동기를 부여하는 적극적 복지를 추구한다.
「제 3의 길」을 처음 주창한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정부나 프랑스의 조스팽 정부가 시행중인 공기업의 민영화, 민간기업의 의욕증진,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도 이같은 맥락 속에 있다.
「제 3의 길」의 득세는 세기 말의 새로운 상황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사회주의권 붕괴로 좌파 이데올로기는 설 땅을 잃었고, 우파 자본주의 역시 불평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 3의 길」은 시장경제의 역동성과 여기에서 파생되는 폐해를 치유할 「적절한 복지」를 결합, 새 노선으로 제시된 셈이다.
이에 대해 개방화 민영화를 앞세운 신자유주의를 무분별하게 수용,「빈익빈 부익부」의 세계화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든가, 좌우이념 중 장점만을 뒤섞어 포장한 이론이라는 혹평도 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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