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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성공의 열쇠는… 은행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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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성공의 열쇠는… 은행에 달렸다

입력
1998.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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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많은 채권은행 출자전환땐 ‘또다른 짐’/정부 구조조정 지원 등 은행에 힘 실어줘야「은행이 바로 서야 재벌개혁이 성공한다」

「12·7 재벌개혁선언」에 따라 향후 5대 그룹 구조조정계획의 이행점검과 지원 및 제재등 모든 사후관리권한이 은행에 부여됐다. 따라서 「금융을 통한 기업개혁」이란 기본틀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엇보다 은행이 제위치를 찾아야하며 기존의 정부­은행­재벌간 역학구도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게 금융권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금의 은행이 과연 재벌개혁을 이끌 여력과 능력이 있는가

은행 자체가 구조조정의 주된 대상인 상황에서 과연 재벌구조조정을 제대로 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한 채권은행 고위간부는 『5대 재벌이 비록 속을 썩였을지 몰라도 어쨌든 이자는 제대로 내는 「정상」기업들』이라며 『막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질 경우 당분간 배당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정상여신이 무수익자산으로 바뀌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말했다.

5대 재벌 주채권은행인 상업 제일 한일 외환은행은 한결같이 올해 수천억∼수조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 결국 5대 재벌 구조조정은 가뜩이나 막대한 누적적자에 시달리는 은행들에 단기적으론 또하나의 짐으로 작용, 은행이 제 역할을 할수 있는 입지를 좁힐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은행이 재벌개혁의 사후관리자 기능을 발휘하려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금융구조조정의 조기완료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제일·서울은행, 한국은행출자가 미뤄지고 있는 외환은행, 합병의 매듭을 짓지 못한 조흥은행, 합병 뒷수습이 시급한 상업·한일은행등 5대 재벌의 주요 채권은행들이 계속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한 재벌개혁에 전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은행의 현재 인력으로는 엄청난 재벌구조조정을 감당하기 어려운게 사실. 또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외부회계법인들이 없다면 제대로 된 기업평가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은행 스스로 전문가를 키우지 않고서는 결코 재벌개혁을 리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에 힘을 실어줘야

5대 재벌에 관한 한 은행은 지금까지도 「열세적 위치」에 놓여 있다. 채권자(은행)가 채무자(재벌)의 눈치를 봐가며 돈을 꿔주고, 은행장이 총수면담은 기대할 수도 없으며, 재무자료조차 제대로 받아볼 수 없었다. 실제 이번 구조조정합의 역시 채권단은 배제된 정부와 재벌의 「성층권간 직거래」의 결실이었다.

한 채권은행임원은 이와 관련, 『은행이 재벌개혁의 사후관리자 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계속 정부가 재벌개혁의 전면에 나설 수는 없는 일이고, 그 몫이 은행으로 넘어온 만큼 은행스스로 「상업적 판단」하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여건조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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