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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에 대한 보너스/홍선근 경제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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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에 대한 보너스/홍선근 경제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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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이 한창 유행이다. 미국에서 만개하고 있는 이 스톡옵션은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이 아예 월급 대신 선택해 더욱 화제가 됐다. 김행장은 월급을 1원만 받는다. 현재로선 1원짜리 행장이다. 그는 3년임기 후 주택은행 주식을 액면가인 5,000원에 30만주 살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만약 주택은행 주가가 은행주들 중 최고일 경우엔 보너스로 10만주를 더 살 수 있다. 주가가 2만원이 되고 은행주중 최고이면 60억원을 번다. 이 제도는 경영인에게 실적에 따른 보너스를 확실하게 챙겨주는 장점 때문에 확대되고 있다.그러나 이 제도엔 허점이 있다. 허점없는 제도가 어디 있으랴마는 막 시작할 때 미리 파악해서 개선하는 것은 제도자체의 성공을 위해서도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스톡옵션의 취지는 경영인이 오로지 실적을 위해서 일로매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업경영의 실적이 가장 잘 반영되는 징표가 주가이므로 주가를 올려놓은 만큼 보상해주는 건 좋다.

문제는 경영실적이 좋아서만 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주식시장의 전반적 호황, 특정업종의 동향 등에 따라 주가가 뛰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김행장이 주택은행을 맡은 지는 100일정도 된다. 아직 경영실적을 얘기하기엔 이르다. 그런데 벌써 김행장은 주가 회복으로 계산상 20억원이상을 번 셈이 된다. 주택은행 주가가 1만원을 넘고 은행주중 최고 가격이므로 그렇다. 김행장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른 은행주들은 다 팔아치우면서도 주택은행주는 사달라고 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행장에 대한 그러한 평가와 기대는 제도상의 문제점과는 별개다. 극단적으로 경영인이 잘한 게 없는데도 오히려 주가는 시장흐름을 타고 덩달아 오를 수 있다. 일종의 거품이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다. 많든 적든 자기실적이 아닌 게 문제다. 스톡옵션이 무능에 대한 보너스가 될 소지마저 있다. 스톡옵션을 눈먼 도박이 아니라 제도로서 제대로 정착시키려면 이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종합지수나 업종지수의 평균상승률을 제외한 몫만큼을 순수경영실적으로 경영인에게 보너스로 주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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