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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이후/박래부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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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이후/박래부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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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적이 드문 국내 출판계에서 「세계를 변화시킨 과학자들」이란 전기물이 나오고 있다. 13권의 이 시리즈는 라이트형제와 다윈, 에디슨, 뉴턴, 아인슈타인 등 쟁쟁한 과학자들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하고 있다.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두 번에 걸쳐 노벨물리학·화학상을 수상한 마리 퀴리(1867∼1934)가 들어 있다. 퀴리가 금속 원소 라듐을 발견하고 그것이 방출하는 투과광선을 「방사능」이라고 명명한지 올해로 꼭 100년이 된다.■방사능 물질은 1945년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 이전과 이후로 쓰임과 이미지가 크게 달라진다. 45년 이전에는 의학·과학실험과 원자력 발전에 주로 이용되었고, 그 후에는 핵무기 개발이 추가돼서 위험하다는 이미지가 더 부각되고 있다. 방사능의 위험은 얼마전 국내의 한 의사가 사랑싸움에 복수하기 위해 병원의 방사능 물질을 도용했다가 처벌받은 사건에서도 드러난다.

■이는 방사능 물질이 현대의학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으나 위험하다는 점을 동시에 말해준다. 퀴리와 그의 여러 동료들은 방사능 물질을 마구 만지고 가열했기 때문에 그것에 오염되어 대부분 일찍 세상을 떴다. 과학의 도정에서 순직한 것이다. 수학이론으로 원자와 방사능의 원리를 밝히는데 기여한 아인슈타인은 퀴리를 『모든 저명인사 중에서 명성 때문에 부패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라고 추모한 적이 있다.

■정부는 새로운 발상으로 자신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 사람을 「신(新)지식인」으로 발굴·우대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신지식인 상(像)이 선뜻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서 농산물 직거래망을 개통한 공과대학 출신의 농부 구천모(43)씨와 초등학교를 나와 컴퓨터 정밀지도를 만든 우체국 집배원 장형현(51)씨 등으로 미뤄 실용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는 것 같다. 「신지식인」이라는 명칭 보다는, 새로운 「지식정보의 세기」에 대비하는 자세를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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