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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색한 ‘軍의 변명’/정덕상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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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색한 ‘軍의 변명’/정덕상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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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르는 사고에 대처하는 군의 태도를 보면 진짜 「국민의 군대」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미사일 오발이라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한 뒤 국방부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패트리어트미사일대대 1개만 만들려해도 8,000억원이 넘게드는데 우리만 애꿎게 질타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식이다.

매년 국가예산의 15%를 국방비로 쓰면서, 또 방위력개선사업비로 지금까지 32조원을 넘게 쏟아붓고도 제대로 된 무기체계를 구축하지 못한데 대한 송구함이나 자성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무기체계의 낙후는 근본적으로 군이 효율적인 재원배분을 도외시한채 그저 나눠먹기식 예산편성을 해온데 있다. 이번에 사고난 나이키 허큘리스미사일도 「3년후면 사용불가」로 판정났는데도 아직까지 대체무기 확보에 손도 못대고 있다.

육군 뇌종부대 포탄 폭발사고에 대한 반응은 더 기가 막힌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혈기왕성한 20대가 대부분인 70만 대군에서 이 정도의 사고는 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김포주둔 해병대에서 발사한 조명탄의 탄피(캡슐)가 민가에 떨어져 「연일 오발탄」이라는 비난이 일자, 『훈련중의 「사소한」 사고까지 문제삼으면 어떤 지휘관이 소신껏 훈련을 실시할 수 있느냐』며 이를 보도한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멀쩡한 도심 하늘에서 미사일 파편과 조명탄 탄피가 쏟아지고 장병들의 소중한 목숨이 대거 희생되는데도 『크게 문제삼을 것 없다』는 태도는 사고내용만큼이나 어처구니없다. 더구나 책임을 외부요인에 돌리는 것은 군인으로서 보일 자세가 아니다. 50살 장년이 된 군에게 나이에 걸맞은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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