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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예산안 발목잡고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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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예산안 발목잡고 ‘우왕좌왕’

입력
199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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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처리방침 돌연바꿔 “언론보도 잘못”/제2건국위 부당성 호소 유인물 긴급제작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처리를 놓고 심각한 전략부재와 무책임성을 드러냈다. 지난주말 총재단회의를 통해 표결처리 방침을 시사했던 한나라당은 7일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제2건국위 예산배정에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강창성(姜昌成) 부총재는 심지어 『표결거부는 물론 예산안처리 저지투쟁위원회 구성까지 고려하자』고까지 말했다. 『본회의 찬반토론과 표결에서 반대입장을 공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는 4일 안택수(安澤秀) 대변인의 발표와 이같은 뜻을 여당에 통보한 6일 박희태(朴熺太) 총무 주변의 움직임과는 완전히 엇갈리는 결정이다.

이에 대해 부총재들은 『우리당은 표결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처음부터 언론보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대변인의 「실수」에 책임을 전가했다. 그러나 이는 총무, 총장 등 일선 당직자의 기류나 이날 아침까지 『오늘중 예산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자신한 김진재(金鎭載) 예결위원장의 태도에 비추어 설득력이 없다. 결국 한나라당의 「말바꾸기」는 예산안 반대의 명분축적과 효과 극대화를 위한 「시간벌기용」이라는 게 중론이다. 제2건국위 예산의 「부당성」 홍보와 쟁점화를 위해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부랴부랴 「제2건국위 실체를 바로 알자」는 제목의 유인물 10만부를 제작, 전국 지구당에 배포했다. 예산심의 기간 동안에는 내내 손을 놓고 있다가 예산안 처리시한을 5일이나 넘긴 지금에 와서 정략적 목적 때문에 입장을 180도 바꿔 예산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혼선의 와중에 중심을 잡지 못한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지도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총재는 이미 4일 의총에서 처리방향에 대한 결정권한을 일임받았으면서도 부총재들에게 휘둘려 또다시 의총을 소집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설령 박총무나 김위원장이 이총재와 충분한 교감없이 표결을 기정사실화했다 해도 그 1차적 책임은 이총재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이같은 난맥상은 예산안이 어떻게 처리되든 향후 당운영과 유일야당의 위상설정에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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