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閣議서 “나는 간단하지 않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재벌개혁을 처음 언급한 것은 당선자시절인 1월13일. 당시 김대통령당선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등 4대그룹 총수와 회동, 『대기업은 핵심역량을 주력핵심사업부문에 집중하여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1월23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룹별로 주력업종 3∼5개만 남기고 정리해야 한다』며 계열사 통폐합및 매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김대통령이 대규모사업교환(빅딜)을 처음 언급한 것은 역시 당전자시절인 2월19일. 김대통령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은행중심으로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정치권에선 3각빅딜설(삼성자동차LG반도체현대석유화학)이 재벌구조조정의 화두가 되면서 정부와 재계간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였다.
김대통령은 재벌들이 개혁에 미온적이자 6월16일 국무회의에서 『대기업 1곳이 빅딜안에 도장까지 찍고선 다시 번복했다』고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나는 간단한 사람이 아니다』고 말해 재벌개혁에 관한한 「끝을 볼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의 재벌개혁 드라이브는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을 계기로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미국의 앨 고어 부통령이 재벌개혁이 미진하다고 비판한데 이어 클린턴 대통령도 한미정상회담에서 재벌의 개혁과 변화를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11월24일 국무회의에서 아주 단호한 어조로 『재벌개혁을 늦추거나 봐주는 일은 없다. 재벌개혁의 성패는 5대재벌에 달려있는 만큼 연말까지 금융기관이 책임지고 완수하라』고 특별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그래도 재벌들의 개혁행보가 느리자 마침내 11월29일 김우중(金宇中) 전경련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연말까지 강도높은 재벌개혁을 촉구하며 최후통첩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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