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시 풍토’ 폭력처벌대책 미약매 맞는 어린이가 늘어나고 있다. 「아이버릇을 들인다」는 이유로 평소에도 매질을 서슴지 않던 부모들이 최근 실직이나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스트레스를 어린이에게 쏟아놓으면서 아동학대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
올해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9월까지 146건. 지난 해의 90건과 비교해 급증했다. 최근 매를 견디다 못한 어린이가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나 도둑질을 했다고 아이를 몰아세워 자살에 이르게 한 교사, 생계를 위해 아들의 손가락을 자른 아버지처럼 심각한 학대도 적지 않다.
아동학대가 빈번한 것은 아이들을 집에 두고 외출했다고 처벌할 만큼 아동학대 예방에 엄격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동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무척 낮기 때문이다.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김석산회장은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전통적 질서가 강조되다 보니 어린이들은 독립된 인격이라기보다 부모에게 종속적 존재로 간주됐다. 이 때문에 내 자식 때리는 일을 당연시하는 풍토』라고 설명한다. 그는 『맞으면서 자란 아이가 폭력적인 어른이 된다. 사회폭력의 고리를 끊으려면 아동학대부터 근절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피학대아동을 위한 법적 제도적 보호책이 미약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아동보호법 18조의 「자신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아동을 학대해서는 안된다」는 선언적인 내용은 7월 가정폭력방지법 시행으로 처벌방안을 구체화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 달 27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주최로 열린 「가정폭력방지법 시행과 아동학대」에서 이배근한국어린이보호회장은 『가정폭력방지법이 매맞는 아내를 보호하는데 치중하다보니 아동학대에 소홀해진 점이 있다』고 말한다.
외국처럼 아동학대를 보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하게 하는 신고의무제가 없고, 신고시 증거를 제시하게 함으로써 증거보전능력이 없는 아동에게 스스로를 보호할 기회를 제한한 점등이 문제로 꼽혔다. 그는 또 『설령 신고하더라도 경찰이나 법원은 가족문제로 해결하려는 경향』이라고 설명한다.
학대부모와 격리해 시설로 보내기보다는 친부모와 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학대아동의 발견 치료 보호를 전담할 기관의 신설과 학대부모를 위한 치료·교육프로그램, 전담경찰제등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한국어린이보호회는 우선 내년 1월부터 24시간 가동하는 아동학대상담전화와 피학대아동을 위한 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김동선 기자>
◎관련 인터넷 사이트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아동학대 예방 소식과 방지를 위한 활동및 법제화, 사례발표회, 회원가입방법 등 소개(http://kapcan.welfare.net)
▷썸원 앤 썸원◁
아동학대의 정의 사례 유형 해결책등의 정보제공(http://galaxy.channli.net)
▷한국이웃사랑회◁
사회복지를 위한 갖가지 활동과 더불어 아동학대 예방활동, 참여방법 안내(http://www.gni.or.kr)
▷나우리 정신건강센터◁
아동학대 부부갈등 가정폭력 등 상담과 전문상담원 소개(http://www.homepage.co.kr/m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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