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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는 상대방 통해 자존심 찾으려는 미숙아/이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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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는 상대방 통해 자존심 찾으려는 미숙아/이소희

입력
1998.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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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이란 「무슨 원인이든간에 상대가 싫다고 하는데도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따라다니는 등 정신적·신체적으로 괴롭히는 행위」 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스토킹 개념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8년부터이고 과거에는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행위를 구애 행위의 전략으로 용인 혹은 장려해왔다.그러나 스토킹은 당하는 사람에게 두려움과 정신적, 경제적, 심지어 신체적 피해까지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짝사랑과는 다르다. 미국에서는 레베카 쉐퍼라는 여배우의 피살 사건을 계기로 1990년 이후 스토킹을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법을 제정·시행 중에 있다.

미국 통계를 볼 때 스토킹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고 우리나라도 최근 스토킹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요즘 스토킹이 증가하는 사회적 요인으로는 현대사회가 갖는 익명성, 통신 수단의 발달, 개인 신상 정보 유출의 용이 등을 들 수 있다.

스토킹 가해자, 즉 스토커는 낯선 사람인 경우(예: 연예인, 저명 인사 스토킹), 옛 애인 이었던 경우(주로 거절 당한 후), 그냥 알던 사람(예를 들어 직장 동료)인 경우 등 세 부류가 있고 각각에 따라 조금씩 양상이 다르지만 공통된 심리 기전을 찾을 수 있다. 스토커는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상대를 이상화하고 그 이상화한 상대로부터 인정을 받음으로써 자존감을 유지하려고 강박적으로 애쓰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방법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하고 마치 어린아이가 떼를 쓰듯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미숙한 것이 문제이다. 옛 애인이 스토커가 된 사례에서 『만나다가 더 이상 만나주지 않아서』, 『배신해서』라고 이유를 말하는데 이 경우 역시 거절이 스토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이를 복구하려는 노력이다.

자신감이 없고 떼를 쓰는 사람으로 자라나는 가정적 요인은 무엇일까? 가정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서 『나는 별볼일 없는 사람』 이라는 열등감을 키우게 된다. 부모가 어릴때부터 아동의 요구에 대해 일관성 없이 기분에 따라 들어주기도하고 무시하기도 하면, 아동은 부모의 반응이 예측이 안되므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부모가 견디지 못해 들어줄 때까지 떼를 쓰는 습관을 갖게 된다. 그러다 엄마가 화를 내면 잠깐 움츠러들었다가 기분이 다시 좋아지면 떼를 쓰는 행동을 반복한다. 합리적인 방법보다 떼를 쓰는게 더 빨리, 쉽게 해결이 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커에 대한 대처 방법은 무엇일까? 가능한한 빨리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다.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경우는 가급적 증인을 동반한다. 스토커를 무시하거나 비인격적으로 대우하지 말아야한다. 스토커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주변 사람이나 경찰서에 도움을 청한다.

신고를 하지 않은 피해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사적인 문제로 치부될까봐』, 『신고해도 별 도움을 받지 못할 것 같아서』등이 있었는데 스토킹에 대한 법을 제정하면 신고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럼으로써 심각한 범죄로까지 발전되기 전에, 스토커가 따라다니는 상태에서만으로도 법적인 조치를 취해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를 범죄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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