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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스토킹 표적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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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스토킹 표적 1순위

입력
1998.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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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전화·폭행·납치 등 가학형에서/혈서·자살위협 등 자해형까지/줄잇는 연예인 피해 소식 그것도 빙산의 일각이라는데스토커들의 표적 1순위는 연예인이다. 연예인 주변에는 이미 언제라도 광적인 스토커로 변신할 가능성이 있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수 김창완씨가 지난달 10일 자신을 11년간 쫓아다닌 광적인 팬을 경찰에 폭행혐의로 고소한 것이 대표적 사례. 탤런트 김혜수도 4월 자신의 호출기에 『열렬한 팬』이라며 음란성 메시지를 매일 밤 남겨 놓은 스토커를 붙잡아달라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신문·방송에 보도된 스토킹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게 연예인 매니저들의 주장이다.

최근 2집 앨범 「블루엔젤」을 발표하면서 올해 최대의 신인가수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여고생가수 박지윤의 경우. 거의 매일 꽃다발을 잠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박지윤의 집에 놓고 갔던 동갑내기 스토커가 최근 박지윤에게 전화를 걸어 『맥주나 한 잔 하게 나와라』고 술주정을 했다. 매니저가 약속장소에 나가 『나이가 몇 살인데 맥주냐』며 호되게 야단을 쳐 별 탈없이 일단락됐다고 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약과. 고교생가수 겸 VJ 최창민은 스토킹이라면 아예 몸서리를 친다. 지난 달 한 여고생이 매니저에게 전화를 해 『만나게 해주지 않으면 한강다리에서 투신자살하겠다』고 협박, 며칠을 고생했다. 또 다른 여학생 스토커는 자신의 토막낸 머리카락이나 직접 쓴 혈서를 보내기도 했다.

모델 겸 탤런트 송선미는 드라마 촬영도중 『이야기 좀 나누자』는 열성팬에 의해 1시간여동안 감금되다시피 했다가 매니저에 의해 풀려난 경우. 이후 일반팬들의 대화요청까지도 겁을 먹고 피하고 있다고 한다. 탤런트 장진영은 집에서 중·고교 사진첩을 도난당했다. 다른 귀중품은 그대로 있었다. 신세대그룹 태사자는 지난해 가을 가출했다는 한 여학생이 1년여동안 쫓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말 연예인 스토킹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던 KBS 2TV 오락프로 「시사터치 코미디파일」(연출 이재우) 제작진에 따르면 한 스토커는 그룹 터보의 승합차 앞과 뒤를 카세트테이프에 들어 있는 마그넥테이프로 꽁꽁 감아놓아 당사자와 매니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개그맨 남희석은 자신의 아파트 출입구에 있는 우편물이 몽땅 도난당하는 일을 수차례 겪었다. 제작진은 이밖에도 가수 엄정화와 젝스키스, 탤런트 김지영 최수종, 개그맨 이경규도 스토킹 피해사실을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극성스토커는 나이어린 가수들에게 많다. 탤런트나 영화배우에 비해 열성 10대팬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 신세대 인기그룹 H.O.T와 S.E.S의 기획사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SM기획사에는 이들을 보기 위해 하루 종일 진을 치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SM기획사의 한 매니저는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 어떤 팬도 기획사 사무실에는 들여보내지 않고 1층에서부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H.O.T 매너저 3명은 일반 매니지먼트 업무외에 이들의 경호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MBC 주철환 PD는 『스타는 「월인천강(月印千江)」, 즉 한 개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추는 것과 같은 존재』라며 『연예인스토킹은 이러한 스타를 혼자만 독점하고 싶어하는 편집광적 집착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구속이 아니라 자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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