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피 보일러→외벽→안방 관통 욕실까지 부숴/軍 “장약 이상” 추정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군 사고가 연 사흘째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함께 『군기강에 근본적인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는 6일 사무관급 이상 전직원이 출근, 이날부터 군 사고의 빈발에 따른 대비와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구 구산동 한길순씨 집에 떨어진 155㎜ 조명탄 탄피는 길이 33㎝, 직경 10㎝의 크기에 무게가 무려 10㎏에 달해 자칫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외부 창문을 깨고 집안에 날아든 탄피는 철제보일러와 두께 25㎝짜리 콘크리트 외벽, 안방 벽을 잇따라 관통한 뒤 욕실까지 부수고 멈췄다. 이 과정에서 탄피가 외벽 내부의 철근에 부딪쳐 방향이 바뀌는 바람에 안방에 잠들어있던 한씨를 20㎝ 가량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또 탄피가 집을 관통하면서 발생한 굉음으로 인해 주변 수십가구의 주민들이 놀라 잠옷 바람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한씨의 아들 임종운(林鍾運·40)씨는 『잠을 자던 중 「쾅」하는 엄청난 소리에 놀라 200여m 떨어진 어머니 집에 달려가보니 포탄 탄피가 집안을 아수라장으로 만든채 욕실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어머니는 안방에 실신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군당국은 조명탄 발사사실을 극구 부인하다 뒤늦게 훈련용으로 발사한 조명탄 탄피가 한강내 예상 낙하지점을 610m 벗어나 한씨집을 덮쳤다고 시인했다.
한편 사고지역은 자유로를 끼고 한강과 접해있어 군부대 훈련으로 인한 크고 작은 주민피해가 빈발하고 있는데도 별다른 대책없이 방치돼 왔다.
지난해 6월11일 새벽에도 한씨집에서 불과 2㎞ 가량 떨어진 법곶동 박모(20·여)씨 집등 두 곳에 K2소총 총알 1발씩이 거실로 날아드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당시 사고는 육군 모부대의 야간 기동사격훈련중 빗나간 총알이 한강을 건너 민가로 날아온 것으로 밝혀졌다.<고양=윤순환 기자>고양=윤순환>
◎조명탄 발사하면/조명체는 낙하산·탄피는 포탄궤적따라 떨어져
조명탄은 탄피(캡슐), 폭약, 신관, 낙하산, 조명체 등으로 구성된다. 폭발순간 조명체는 낙하산에 매달려 서서히 낙하하고 포탄을 싸고 있는 탄피는 포탄발사궤적을 따라 지상으로 떨어진다. 탄피를 안전지대에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장약의 양 ▲발사각도 ▲폭발고도를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해병부대의 조명탄처럼 탄피가 예상낙하지점보다 더 멀리 날아간 이유는 장약의 양이나 발사각도를 잘못 계산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병부대 측도 당초 『강한 바람』을 원인으로 들었다가 곧 『장약의 양을 잘못 계산했거나 성분상 문제로 보인다』고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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