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이 4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300만명을 넘은 지 7년만의 일이다. 관광공사는 돌파일로 예상되는 9일 김포공항에서 400만명째 손님을 위한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2001년 「한국방문의 해」와 2002년 월드컵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성장세가 계속 유지되고 발전되도록 관광 환경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일이 중요하다.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우리가 관광산업을 성공적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이 IMF 체제에 들어선 후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싼 비용에 관광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큰 이유다. 그렇더라도 여행수지는 지난해 11억 달러 적자에서 올해는 목표액 30억 달러를 초과, 35억 달러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9월까지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주변국은 외래 관광객이 줄었으나 한국만 7.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우리가 관광선진국화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외국 관광객이 가장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점은 거리표시등이 대개 한글로만 되어있고, 가볼 곳이 별로 없고, 불친절하며, 살 만한 물건과 즐길 곳이 없다는 것 등이다. 게다가 숙박요금이 비싸고 숙박시설과 안내체계,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관광객 중에는 일본인이 가장 많아 올해 2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나, 21세기 신시장으로 주목받는 중국인을 끌어들이려는 제주도 무사증 입국허용 등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다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김대중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관광산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4일 발표된 정부의 관광산업 발전대책은 관광을 21세기의 핵심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2003년까지 외국 관광객을 700만명으로, 관광수입은 올해의 56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로, 관광관련 고용인구를 200만명에서 270만명으로 확대시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경제대책 조정회의에서 『관광산업은 국가를 선전하고, 친구를 사귀고, 돈을 버는 일석삼조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발표된 대책에는 중저가 관광숙박시설을 늘리고, 관광표지판과 지도에 한자를 병기하고, 우수기념품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공모전을 개최하고 판매망을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개선방향들이 들어있어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원화가치가 상승했을 경우에도 외국 관광객을 계속 불러들일 수 있는 방안이 연구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를 가꾸고, 또 지리적으로 가까운 편인 러시아 인도 호주 등에 한국관광을 알리는 작업을 꾸준히 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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