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덩어리’ 통폐합 불가피/일부그룹은 건설社만 3개나건설과 종합상사 부문이 막바지단계로 접어든 5대재벌 구조조정의 최대함정으로 부각되고 있다. 건설과 종합상사는 5대 재벌의 주력급 계열사로 부채비율이 가장 높고 재무구조가 가장 부실한 부문임에도 불구,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제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과 종합상사에 대한 획기적 구조조정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5대 재벌 구조조정작업은 근본적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현대그룹의 경우 건설관련계열사가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고려산업개발 3개나 되고 삼성그룹도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대우그룹은 ㈜대우와 경남기업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 이들 계열사에 대한 과감한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6일 금융당국과 금융계 재계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말 현재 현대 삼성 대우 LG SK등 5대 재벌의 주력 건설계열사들은 부채비율이 대부분 400%를 넘어 최고 900%에 달한다. 또 국민경제에 대한 파급효과가 커서 재벌계열 대형건설사의 횡포로 수백개의 중소건설사가 집단도산했다. 현대그룹 계열사중 자산규모 4위인 현대건설은 부채비율이 609.4%에 달한다. 삼성그룹에선 건설과 종합상사부문이 합쳐진 삼성물산(그룹내 자산규모 2위)이 부채비율 465.7%이며 역시 건설과 종합상사부문으로 합병돼 대우그룹내 최대계열사인 (주)대우도 부채비율이 449%을 기록, 주력계열사중 최고수준이다. 그동안 부동산가격 하락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이 1,000%가 넘는 곳도 있다. 종합상사 역시 외상채권과다로 부채비율이 타제조업체보다 높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들 계열사들은 내년말까지 부채비율 200%감축이 불가능하며 업종특성을 감안, 정부가 부채비율축소에 탄력성을 인정하더라도 단기간내 재무구조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한 채권은행 여신담당자는 『건설과 종합상사는 암덩어리와 같다』며 『이를 방치할 경우 어떤 구조조정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채비율을 낮추는 가장 현실적 방법은 외자유치를 하거나 대규모사업교환(빅딜) 또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받는 것이지만 건설 및 종합상사들은 업종특성상 외자도입이 어려운데다 빅딜 및 워크아웃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그러나 건설 및 종합상사 계열사들이 5대 재벌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그대로 둘 경우 그룹전체 구조조정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합병을 하든, 매각을 하든, 또는 워크아웃대상으로 선정하든 과감한 수술을 해야한다는 지적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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