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험에 든 DJP 신뢰/이계성 정치부 차장(앞과 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험에 든 DJP 신뢰/이계성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12.07 00:00
0 0

『우리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소』. 지난해 대선 달포전인 10월27일 저녁 청구동 JP자택. DJ의 전격 방문을 받은 JP는 이 한 마디에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던 일말의 의구심을 거두고 그의 손을 굳게 잡았다. 이른바 DJP후보단일화의 용그림에 마지막 점이 찍히는 순간이었다.두 사람의 악수는 우리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역사적」 사건이다. 헌정사상 선거에 의한 첫 정권교체가 그 악수로 이뤄졌다. 그리고 지금은 6·25이후 최대 국난을 DJP이니셔티브로 극복해 가고 있는 과정이다. 그 성공여부는 DJP신뢰가 얼마나 굳게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두 사람사이의 정치적 신뢰가 중대한 시험에 들고 있음을 반영하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JP의 거듭되는 최장집역사관 비판발언이다. 원조보수를 자처하는 JP에게 최교수의 「진보적」6·25관이 납득될 리 없다. 하지만 사석에서, 국회답변에서, 강연에서 최교수문제를 거듭 거론하는 것은 자신의 보수색깔 수호라기보다는 「대통령제유지를 획책하는 대통령주변의 진보세력」을 직접 타격하는 의미가 강해 보인다. 경제위기 극복을 우선해야 한다는 여론속에 대통령주변세력들이 내각제란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의 발로일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권한강화로 이어질 중앙인사위설치, 전국정당화 의도를 의심받고 있는 제2건국운동 등에 대해서 자민련이 비판적인 것도 결국은 DJ의 약속이행의지에 JP가 의문부호를 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DJP신뢰가 흔들리면 지난 대선이후 새롭게 틀을 잡은 정치질서는 급속히 무너진다. 그것이 어느 정치세력의 이해로 귀결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중요한 것은 막 IMF터널의 출구를 바라보며 가속페달을 밟아야 할 시점에서 국가의 엔진이 고장나 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냉정하게 볼 때 DJP후보단일화 당시의 약속을 깨기도 힘들지만 이행하기도 쉽지 않다.『우리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소』라며 손을 잡던 때의 심정으로 되돌아가서 길을 찾아보는 외에 다른 선택이 있을까 싶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