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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평가 과신 말아야(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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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평가 과신 말아야(社說)

입력
1998.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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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한국의 원화표시 국채등급을 「안정적 투자적격」에 해당하는 Baa1으로 결정했다. 그것은 한국에 어느 정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공식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렸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국내외에서 낙관론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이번 무디스의 경우는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무디스의 평가는 일본 등 많은 나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는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거의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해 온 것이 사실이다. 외환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에 무디스의 한마디는 재판의 판결과 마찬가지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우리의 신용등급을 6단계나 떨어뜨려 하루아침에 「쓰레기(정크)」 수준으로 추락시켰고, 일본의 국가신용도를 한 단계 낮춰 세계 최대 채권국인 일본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무디스의 평가로 내년 4월쯤엔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져 외국인 투자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터널 끝」이 보인다는 것이다. 폭등세를 보인 증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무디스의 「조그만 칭찬」에 우리가 너무 들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내년도 외화유출입을 계산해 볼 때 100억달러 정도의 플러스(유입 초과)가 예상돼 외채 및 IMF 차입금 상환등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며,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도 시간문제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재벌과 금융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 어느 하나라도 미흡하면 「투자부적격」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든데, 우리 현실을 보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또 보통 자국통화표시 채권등급은 대외신용도를 결정하는 외화표시 채권등급과 같거나 1∼2단계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높아질 가능성은 커졌지만, 원화표시 채권등급이 외화표시 채권등급으로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원화표시 국채등급이 예상외로 당초 무디스의 통보보다 높게 결정됐지만, 그래도 우리 신용등급 수준은 태국과 같고 말레이시아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진다. 이번 무디스의 평가는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지만, 정부가 개혁을 꿋꿋이 추진한 결과라는 청와대의 공식 논평은 좀 성급하다는 느낌을 준다. 또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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