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발생한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오발은 아찔한 사고였다. 대도시에서, 그것도 하늘에 민간여객기가 날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자칫 대형참사의 위험은 물론, 미사일이 북한쪽으로 날아갔더라면 남북한간에 엄청난 파란을 몰고 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간담이 서늘하다. 대량파괴 무기인 미사일 관리와 통제를 어떻게 했기에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이번 사고는 군의 기강해이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지난번 눈앞에서 놓친 강화도 간첩선사건이나 최근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군의 인명사고가 이를 말해 준다. 미사일 오발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5일 또 전방부대 휴게실에서 무반동총 불발탄이 폭발, 3명이 죽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어쩌다 군이 이렇게까지 됐는가.
군은 지난 3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군의 기강확립을 다짐했었다. 바로 회의 다음날에 터진 이번 오발사고를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국방부장관이나 공군참모총장의 사과담화로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국방장관이하 군지휘관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는 군의 기강확립은 물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군은 이번 오발의 원인을 배치 40년이 된 미사일 발사장치의 회로 이상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일상적인 통합훈련중 발사 이전단계인 발사준비 완료 스위치를 누른 순간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것이다. 정말 오발 원인이 군당국 발표대로라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200여기가 모두 이같은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것은 중대한 문제다.
국민들은 이처럼 낡은 미사일이 하늘을 지키고 있었다는데 놀라고 있다. 그동안 방위력개선사업은 무엇을 개선했는지 묻고 싶다. 나이키 미사일의 대체문제는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는데 그대로 묵살됐다. 방위력개선은 육군 위주가 아니라 육·해·공군이 균형을 이루면서 진행될 때 그 효과가 증폭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그 문제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아무리 미사일같은 첨단무기와 장비로 방위력을 개선해도 이에 걸맞은 교육과 훈련 및 관리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교육이 허술하고 기강의 나사가 빠지면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이번 오발사고를 거울삼아 군 기강을 확립하고 무기관리체계를 재정비해 완벽한 국토방위태세를 갖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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