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역학관계·지역 민심이 최대 변수TK의 독자세력화가 가능할까. 정계개편 소용돌이가 예상되는 새해 정국을 앞두고 요즘 분주하게 움직이는 대구·경북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TK 목장」의 주연으로는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 전 부총재, 자민련 박철언(朴哲彦) 부총재가 가장 먼저 등장했다. 특히 두 사람은 그간의 앙금을 어느 정도 털어내고 「TK 대동단결론」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부총재는 3일 대구에서 『한달여전 재외공관 국정감사때 김전부총재와 일본, 동남아를 함께 돌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TK 정치인들이 초당적으로 단합하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김전부총재도 이에앞서 기자들에게 양측의 교감 사실을 흘렸다.
두 사람 모두 요즘 당내 주류 진영에서 밀려나 있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양측은 『아직 구체적 연대방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며 『일단 당에 남아 여러가지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심전심으로 「큰 그림」을 그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이와관련, ▲TK세력 중심의 보수신당 창당 ▲선(先) TK 독자세력화 후(後) 여권과의 통합을 통한 국민정당 건설 ▲TK중심의 무소속 구락부 창립 등 다양한 가설들이 거론되고 있다. 박부총재는 과거 3당 합당과 유사한 대통합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전부총재는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을 중심으로 당내에서 반 이회창(李會昌)계를 만들든지 아니면 또 다른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원 등 한나라당 TK의원들과 자민련 박부총재는 2일 서울에서 열린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 『고향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덕담을 주고 받았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향후 역할에 대해 박부총재는 『전전대통령이 (TK 단합의) 주도적 역할을 할 수는 없지만 울타리의 일부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朴浚圭) 국회의장, 박태준(朴泰俊) 자민련총재 등 「TK 어른」들의 복안은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도 「TK단결론」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박총재는 「대통령 임기말 내각제 개헌」을 주장한 김전부총재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자민련이 4일 김전부총재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논평을 낸 것은 충청권 인사들과 박총재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내 TK 의원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TK 정치인들이 뭉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역정당을 만들어 뭐하자는 것이냐』는 등의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따라서 TK 독자세력화 여부는 지역민심의 흐름, 여권의 정계개편론, 한나라당 내부 역학관계, TK 인사들간의 주도권 다툼 등 여러 변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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