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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北으로 날아갔다면…”/아찔한 오발사고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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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北으로 날아갔다면…”/아찔한 오발사고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1998.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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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발사회로 불량” 잠정결론/사실땐 전국 200여발 교체 파장/조작수 8명중 오작동 가능성도/‘나사 풀린 軍 기강’ 심각한 우려4일 공군방공포대에서 발생한 나이키 허큘리스 지대공미사일 오발사고는 현재 우리 군의 무기관리체계상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공군 사고조사반은 이날 오후 1차 조사결과를 통해 『방공포대 미사일발사대 요원들이 통상적인 대비태세훈련을 하던중 발사 전단계인 발사준비완료스위치를 올리는 순간, 갑자기 발사장치가 작동됐다』며 발사장치의 회로상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잠정결론지었다.

이 미사일의 발사는 레이더와 포대통제소, 발사대 등이 입체적으로 연결돼 3∼4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우선 레이더에 이상물체가 포착되면 해당지역의 방공포대에 비상이 걸린다. 이상물체가 「적기」로 판명되면 포대통제소는 요격정보를 입력, 보통 2∼3㎞떨어진 곳에 있는 발사대에 요격준비를 명령한다. 발사대 요원은 통제소의 지시에 따라 미사일을 90도 각도로 세우고 준비완료스위치를 눌러 대비태세를 끝낸뒤 통제소의 최종명령에 따라 발사스위치를 누른다. 그런데 이날 사고는 발사스위치를 작동하기 전단계인 준비완료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모종의 회로상 문제로 발사장치가 작동, 미사일이 잘못 발사됐다는 것이다. 군의 조사결과처럼 사고원인이 기계적 결함으로 결론지어질 경우 전국에 배치된 200여발의 동종 미사일 전부에 대해 해체 점검이나 교체가 필요, 한동안 군사적 공백사태마저 우려된다.

공군은 그동안 개발된지 40년이 넘는 이 미사일이 『실전때 제성능을 발휘할지 조차 의심스럽다』는 이유를 들어 대체장비의 개발을 끈질기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국방부는 재래식 지상전력 위주의 방위력개선에만 몰두, 첨단장비의 교체나 개량을 게을리함으로써 이같은 사고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그러나 공군의 이같은 조사결과에도 불구, 발사대 조작요원이 발사스위치와 발사준비완료스위치를 혼동, 오작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사일 발사장치 조작요원 8명중 누군가가 서로 15㎝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두 스위치를 순간적으로 착각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군의 심각한 기술인력 부족현상으로 하사관이 아닌 사병들이 고도의 숙련이 필요한 임무까지 떠맡고 있어 이같은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군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군수뇌부에서도 해이된 군기강과 사고를 내지 않기 위해 훈련을 기피하는 현상 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만약 이번 사고가 조작실수 등으로 드러날 경우, 군은 창군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발된 미사일이 자폭장치에 의해 공중에서 폭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사고미사일은 지상에서 폭발할 경우, 2만여개의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반경 140m를 거의 초토화시킬수 있는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남북대치상황에서 눈 깜박할 사이 수십㎞를 날아가는 미사일이 북쪽을 향했을 경우, 북한의 응전등 최악의 상황까지도 일어날 수 있었다. 이때문에 군관계자들도 『그나마 미사일자폭장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북한의 특이한 움직임이 없어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쨌든 군은 최근 간첩선에 대한 작전실패에 이어 이번의 어처구니없는 미사일 오발사고로 인해 또다시 여론의 혹독한 질타를 피할 수 없게 됐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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