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박정자 연기도 한몫역시 고전이다. 서울시립뮤지컬단의 「지붕 위의 바이올린」(조셉 스타인 작·제리 보크 작곡)은 차분한 감동을 전한다.
요즘 뮤지컬들이 경쟁적으로 빨라지고 충격적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극중 호흡은 느긋하다. 세상은 바뀌어도 사랑은 변함없다는 주제는 그저 당연하기만 하다. 「해가 뜨고 해가 지면(Sunrise, Sunset)」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래서 고전적이다. 반면 무대전환등 극 밖에선 한 치의 시간낭비가 없어 지루함을 막는다. 번쩍거리지 않아도 무대를 든든하게 채우는 배우들의 힘이 있다.
20세기 초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내쫓기는 유태인의 설움과 체념, 사회의 변화 속에서 자기네들의 전통을 지키는 고집을 그린다. 주된 스토리는 가난한 우유장수 테비에(김진태)와 아내 골데(박정자)가 적극적으로 사랑을 찾아나선 세 딸을 결혼시키는 이야기.
주연 김진태 박정자씨가 중견 연극배우출신이어서 앞의 공연들보다 극적 진행이 치밀해졌다는 게 연출자 임영웅씨의 설명이다. 이 작품은 85년 임영웅 연출로 서울시립뮤지컬단이 국내 초연한 후 극단의 단골레퍼토리가 됐다. 올해 6번째다.
그러나 의외로 공연장은 썰렁하다. 9회공연을 마친 2일까지 총 관객수는 1만2,000여명. 요즘 연극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공연은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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