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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즉흥연주 “재즈란 이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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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즉흥연주 “재즈란 이런거야”

입력
1998.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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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공연 산증인 오사카 시티홀/4년 긴잠 앞둔 그곳에서 이정식·임인건과 히노콰르텟/한·일 뮤지션이 한데 어우러져/20여분 뜨겁게 객석을 달궜다이정식(37·색소폰)과 임인건(40·피아노)이 유서깊은 오사카(大阪) 시티홀을 잠재웠다. 11월28일 오후 6시부터 2,000여 일본관객이 모인 가운데 3시간동안 열렸던 재즈공연 「이스턴 스탠더드 나이트」. 1918년 건립돼 80년동안 일본 공연예술의 산 증인으로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에 대비해 대대적 내부 수리에 들어가기 직전에 펼쳐졌던 굿바이 공연이었다. 관객은 모두 초청객들. 4년의 동면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갖는 공연답게 일본재즈를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모였다. 히데키 곤(秀樹近)트리오, 후레야 다카시(古谷充) 게이코 리(李慶子)와 요시다 지로(吉田次郞)등. 이씨와 임씨에게는 대미가 맡겨졌다.

히노 데루마사(日野皓正) 콰르텟과의 「재팬­코리아 슈퍼밴드」가 펼친 20여분의 무대가 그것. 즉흥과 폭발적인 연주력으로 진정한 재즈정신이란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주었다. 히데키가 쿨 재즈, 후레야는 스탠더드, 게이코가 고급스런 살롱 재즈를 펼친 데 비춰본다면 그들의 재즈는 참으로 도발적이었던 셈. 객석은 뜨거운 환호로 그들을 지지했다.

이정식이 2년 전 보사노바와 가스펠에 「징글벨」선율을 섞어 작곡한 「거리의 크리스마스」가 신호탄이었다. 히노의 하드 펑키 재즈 「Trane」으로 올라간 열기를 그의 전자트럼펫이 이끄는 프리 재즈 「City Connection」이 이었다. 무대의 막은 이정식­임인건의 듀오 「Lamento」가 내렸다. 임인건의 현란한 발라드가 홀을 압도했다. 첫 국제무대를 그는 잘 소화해 냈다.

그 날은 또 이정식이 최근 바꾼 데이브 과라다 색소폰과 밤색 한복 연주복의 데뷔 날이기도 했다. 개량한복은 한복전문업체 「여럿이 함께」가 기증한 것으로, 인상깊게 지켜 보던 히노는 한국측에 자기것도 한 벌 부탁했다. 모두 일본관객뿐이었으나, 이 날 히노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또박또박 인사했다. 『일본 전통음악에는 재즈적 자산이 없다』며 태평소를 배웠던 그다.

이정식은 다음날 29일, 20년역사를 가진 오사카의 재즈 클럽 「스테이지」에서 비공식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50여명이 꽉 들어찬 무대에서 히데키 곤 트리오와 자신의 창작곡 「고향가는 길」등 10곡을 협연했다. 연주 도중 현지의 인기 색소폰주자 가와무라 히데키(29·河村英樹)가 갑자기 가세해 재즈 특유의 연주싸움(Battle)을 연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4년 전 이태원서 공연하기도 한 가와무라는 『이정식의 테크닉은 매우 놀랍다』고 첫 협연 소감을 말했다.

오사카 시티홀 수리예산은 모두 110억엔. 이번 무대를 기획한 요시다 유미(吉田由美)는 『개관무대 역시 한­일 재즈맨들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오사카=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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