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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판도가 바뀐다/재계 18년만의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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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판도가 바뀐다/재계 18년만의 빅뱅

입력
1998.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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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투자조정 범위넘어 빅딜에서 워크아웃까지/재벌대신 기업연합체로/그룹·총수위상 큰 변화재계에 빅뱅(대폭발)이 일어나면서 재벌사가 다시 쓰여지고 있다. 5대그룹간 7개 중복과잉업종에 대한 대규모 사업교환(빅딜)이 막판 스퍼트를 향해 치닫고 있는 과정에서 재벌구조조정의 결정판으로 등장한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의 슈퍼빅딜, 현대·기아 자동차의 구조조정, 5대그룹 7∼8개 계열사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등으로 재계판도와 산업지도가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80년 신군부가 총칼로 밀어붙인 중화학투자조정이후 실로 18년만에 재계는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있는 것이다. 급류타는 재벌들의 구조조정으로 자동차 가전 반도체 등 주력제조업의 산업지도가 3사체제에서 2사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재벌개혁 가속화로 대마불사(大馬不死)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30대그룹 가운데 절반이 부도로 쓰러지거나 「중환자실(화의 및 워크아웃대상)」에 실려가 대대적인 수술을 받고 있는데서 잘 나타난다. 정부가 숨가쁘게 몰아붙이는 재벌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재벌경영체제는 종막을 고하고, 일본기업들처럼 그룹울타리만 공유한 채 자율경영하는 「독립기업연합체」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능력없는 2∼3세총수들은 「황제」가 아닌 주주로서의 역할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재계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18년만에 바뀐 재벌지도

재계빅뱅은 80년 신군부가 단행한 6개 중화학공업투자조정후 최대규모인데다, 업종 및 규모면에서도 당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다. 이번 재벌구조조정의 대상은 7개 빅딜업종을 포함하여 자동차, 2차빅딜대상인 유화의 여천 및 울산단지, 정보통신, 철강 등 10여개이상으로 한국제조업을 망라하고 있다. 마이너업종(발전설비 및 선박용엔진 항공기)은 일원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주채권은행이 5대그룹 계열사중 사업전망은 있으나 부채비율이 높은 핵심기업들을 워크아웃 대상으로 전격 선정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워크아웃적용은 재벌총수에겐 「산타클로스」와 「저승사자」의 양면성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 워크아웃기업에 출자전환등으로 금융부담을 줄여주지만 일정기간후 경영이 호전되지 않으면 경영권을 박탈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룹 위상이 달라진다

빅딜은 그룹위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삼성은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숙원사업인 자동차사업을 포기할 경우 「삼성이 진출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불패(不敗)신화가 깨지게 된다. 이로 인해 이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흠집을 남기고, 자동차사업에 대한 홀로서기 의지를 믿고있던 임직원들도 적지않게 동요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비사업의 매각및 50건의 분사화 등으로 군살을 빼온데다, 막판 걸림돌이었던 자동차의 정리로 구조조정을 완결하게 됐다. 한화에너지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는 등 재벌구조조정에서 기선을 잡아온 현대는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자동차회장에 전격 취임한 것을 계기로 2세들의 분가를 마무리하고, 계열사간 자율독립경영이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삼성차 인수로 자동차부문에서 현대와 명실상부한 쌍두마차를 구축했다. 이로인해 핵심역량결집을 통해 자금악화설을 진정시키고, 재무구조도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5대그룹의 빅딜을 최일선에서 주도해온 김우중(金宇中) 회장도 재계총수의 입지를 더욱 굳힐 것으로 보인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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