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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싸움’ 野 당직/유성식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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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싸움’ 野 당직/유성식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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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얘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다고 빠지면 TK의원들과 지역구에서 구설수를 탈 것 같아서…』 지난달 30일 당직수락 유보를 결정한 한나라당 TK의원 오찬에 참석했던 한 초선의원은 2일 『어쩔수 없이 그 자리에 나갔지만 여전히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말했다. 『당직 때문에 지역의 반(反)DJ정서에 기대 집단행동 운운한다면 지역 패권주의로 비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1일에는 경기출신 의원 11명이 TK에 질세라 만찬회동을 갖고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인천·경기의 부총재몫을 요구키로 했다. 그러나 동석했던 K의원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에서 침묵을 지켰지만, 당이 어지러운 마당에 꼭 부화뇌동(附和雷同)할 필요가 있는지 못마땅했다』고 털어놓았다.요즘 한나라당에서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지역별 모임은 일견 결속력을 과시하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같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이처럼 「문제의식」을 느끼는 의원이 의외로 적지 않다. 이들 의원은 자기지역 인사가 당직을 맡는 일은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해서 당 역학구도상 실세의 영향력이 갑자기 쇠퇴하거나 자기 지역이 마냥 소외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또 같은 지역출신이라도 각기 정치성향이 달라 끝까지 한 길을 가기가 쉽지 않다는 데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 이들이 휩쓸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역정서의 마력」 때문이다. 『우리가 당직을 맡는다면 지역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말처럼 현안을 지역정서에 연결지을 경우 어느 정치인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같은 「올가미」를 던진 사람은 이를 통해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거나 거꾸로 입지를 확장하려는 중진들이다. 그리고 이들과 「의리」로 뭉친 몇몇 추종세력이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채질하며 분위기를 잡고 있다. 우리 정치는 언제쯤이나 시대착오적 지역주의의 망령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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