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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사법기관 지켜보자”/청와대도 신중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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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사법기관 지켜보자”/청와대도 신중 입장

입력
1998.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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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총풍사건 사전 인지 여부가 재부각되고 있으나, 여권은 이례적으로 정치공세를 자제하며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예산처리와 경제청문회, 정치개혁 등 여야간 화급한 협상 현안이 임박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일전(一戰)은 가급적 피해야 할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박지원(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은 1일 『이 사건에 대해선 지난 여야 총재회담에서 사법기관의 처리결과를 지켜보자고 합의했고, 또 재판에 계류중인 만큼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화갑(韓和甲) 원내총무도 이날 당 3역회의 뒤 『판문점 사건은 일체 당에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풍수사는 검찰에서 알아서 할 일이며 이로 인해 정국이 경색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총무는 특히 『정치는 현실이고, 이회창씨가 총재인 것도 현실』이라며 정치 파트너로서 이총재의 입지를 존중했다.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은 자민련도 마찬가지다. 심양섭(沈良燮)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은 사법적 차원에서 진상이 규명돼야 할 사안이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심부대변인은 그러나 『한나라당이 한성기(韓成基)씨의 진술 내용에 대해 안기부 협박·회유 운운한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여권내에서는 예산안 처리를 이틀 앞두고 이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이총재가 1일 『3김시대의 구태정치로 굉장한 분노를 느낀다』고 반발하는 등 한나라당이 초강경 기류를 보이자 적지 않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회의의 한 의원은 『검찰이 정치를 너무 모른다』라고 극언을 서슴지 않으며『이제 검찰, 법원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회의도 한나라당이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정치현안들을 이 문제와 연계할 경우, 마냥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한나라당이 여야 총재회담 합의 정신을 깨 정국이 다시 파국 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국민회의 내부에서는 『정치인 사정을 포함해서 검찰이 고비마다 일을 벌이는 바람에 정국이 꼬인다』는 원망과 『사법과 정치는 별개인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원칙론이 엇갈려 나오고 있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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