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임명 수여식에 3명 참석 4명 불참/“적정線서 봉합되면…” 갈등 수습 분위기1일 오전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있었던 이회창(李會昌) 총재 주재 신임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는 새로 당직에 임명된 대구·경북(TK)의원 4명이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상득(李相得) 정책위의장, 김광원(金光元) 사무부총장, 주진우(朱鎭旴) 청년위원장, 이해봉(李海鳳) 행정자치위원장 등은 이총재의 설득에도 불구, 임명장을 받지 않았다. 반면 TK의원중 안택수(安澤秀) 대변인, 서훈(徐勳) 환경위원장, 신영국(申榮國) 산업자원위원장은 당직을 수락, 이회창체제에 합류했다. 현상적으로만 보면 친이회창 대 친김윤환(金潤煥)이 3대4로 갈린 셈이 됐다.
명과 실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지만, 이들의 엇갈린 선택은 이총재와 김전부총재간 갈등을 둘러싼 TK내부의 의견충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당직고사 의원들은 30일의 TK집단회동에서 결의한 4개항을 상기시키며 당직수락 의원들에게 적지않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총재와 김전부총재의 신뢰회복 노력, TK의 당발전 기여도에 상응하는 당체제 정비 등 2개항이 관철될 때까지 당직수용을 유보키로 결정해 놓고 개별적으로 당직을 수락한 데 대한 반감 표출이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P의원과 A의원이 「당직수락을 거부한 의원들이 조만간 당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다』면서 『그렇게 하면 내부 분란만 더 커질 뿐』이라고 못마땅해 하고있다.
그러나 이들 의원 역시 『끝까지 당직을 맡지않을 것이냐』는 물음에는 말꼬리를 끌고 있다. 『수락 유보를 결정해놓고 돌아서서 당직을 받을 수야 없지 않느냐』『적정한 수준에서 갈등이 봉합되면 당무도 정상화되지 않겠느냐』 『총풍사건으로 또다시 외환(外患)에 처한 이총재를 안에서 흔드는 게 정치적 도의가 아니지 않느냐』며 조기수습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만큼 이들의 당직고사를 「반(反)이회창군」 합류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당직을 고사한 한 의원은 『TK가 뭉쳐있어야 한다는 절대명제에 따른 것이지 반드시 허주(虛舟·김전부총재의 아호) 때문에 당직수락을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상당수 의원들은 오히려 「허주가 사정의 올가미를 벗어나기 위해 TK의원들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성향의 한 의원은 『허주에 대한 인간적 정리와 이총재의 당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겹쳐 「TK반란」 양상이 증폭됐다』며 『허주 스스로도 무리수를 두면 지역정서가 돌아앉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마냥 밀어붙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전부총재가 낙향을 미룬 것도 이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은 것같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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