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이름·스톡옵션 등 기업문화가 바뀐다/사장과 자유토론·출장 비행기좌석 고급화/고통분담식 고용존속 불가 “감원태풍 온다”국제통화기금(IMF) 체제후 다국적기업들이 인수·합병(M&A)한 업체들은 1년 남짓한 기간 당기순이익이 대폭 늘어 흑자상태로 전환하는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와이셔츠 색깔부터 업무시간 활용에 이르기까지 변화는 구석구석을 파고 들고 있다. 아울러 「기업문화의 변화는 곧 개인의 변화」로 이어진다. 그러나 고용불안 심리는 한층 고조되고 있다. 예정된 수순이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고용조정의 칼날이 코앞에 있기 때문이다.
■장점 최대한 살린다
올 1월 쌍용제지를 인수한 프록터&갬블(P&G)은 인수 1년이 되도록 회사명과 제품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흔한 연봉제 도입과 사업조직 개편등도 늦추고 있다. 회사의 조직·인사구조를 단번에 뜯어고쳐 기업문화를 흔들다간 기존 장점마저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스톡옵션제를 도입, 사원들이 미국 본사의 주식을 취득했으며 봉급도 지난해 대비 7% 올라 노동의 성과를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다. 직원들은 장거리 해외출장시 직위와 상관없이 비즈니스석에 몸을 싣는다. 업무능률에 영향이 미친다는 회사방침 때문이다.
한화바스프우레탄 효성바스프스티레닉스 대상라이신 동성화학 폴리올사업부문등을 잇따라 인수한 독일계 바스프코리아는 올 매출액이 전년비 12% 늘어난 9,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국적 기업의 장점을 살려 수출사업을 확장한 것이 주효했다. 세계화란 회사방침에 따라 바스프코리아의 국내 임원이 중국의 바스프합작회사 사장으로 승진하고 물류과장등 중진 간부들이 싱가포르바스프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를 계기로 직원들간에는 출퇴근전후 영어·독일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있다.
■주인의식
7월 한국마크로를 인수한 월마트는 750여명의 고용승계와 함께 모든 직원들에게 영문이름을 갖게했다. 미국인 현지 경영진들도 쉽게 직원 개개인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7월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사업부문을 인수한 볼보건설장비도 임직원들의 정책·의사결정 과정을 토론형식으로 바꿨다. 직원들도 사내 TV를 통해 정기적으로 사장과 자유로운 화상토론회를 갖는다. 자연스럽게 자율적 「주인의식」이 생기게 된다.
■예정된 감원태풍
그러나 「양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두산음료를 지난해말 인수한 한국코카콜라보틀링사(CCKBC)는 올들어 2차례에 걸쳐 직원 1,234명중 20%수준인 200여명을 내보냈다. 내년초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소비제품 생산업체 한 관계자는 『급여를 깎는등 직원들간 고통을 분담하는 방식은 외국기업 입장에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비친다』며 『문제는 시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용은 상대적으로 더 불안한 분위기일 수 밖에 없다.<장학만 기자>장학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