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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잠좀 잡시다”/서사봉 문화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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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잠좀 잡시다”/서사봉 문화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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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가슴에 비수를 꽂읍시다』 『부처님 이마와 가슴에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스님 아닌 스님,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입니다』지난 달 30일 오후 4시부터 13시간동안 서울 조계사에서 무력충돌한 스님들이 상대방에 퍼부은 비방방송의 내용이다. 이날 밤 11시께 한 중년주부는 조계사를 찾아와 『오죽하면 뛰어왔겠어요. 잠좀 잡시다』라며 스님들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최근 조계종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넘어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총무원청사를 점거중인 정화개혁회의측은 「11·30 종헌 종법 수호를 위한 승려대회」 참석자들이 진입하려 하자 콜라병, 돌, 화염병에 불을 붙인 석유통까지 밖으로 던져댔다. 조계종 중앙종회가 주축인 「11·30 승려대회」측도 진입이 좌절되자 청사에 마구잡이로 돌을 던졌다. 이 「활극」과 난투의 와중에 스님 불자등 36명이 다쳤고, 대웅전에 불이 나기도 했다.

밤 11시20분. 조계사 경내에서 양복차림의 이오영(李午永·54)씨가 대웅전을 향해 절을 하기 시작했다. 10분쯤 지났을까, 투석전이 본격화하면서 경찰에 끌려 나온 이씨는 『예쁜 부인, 부귀영화 다버리고 출가한 스님들이 무슨 짓입니까. 부처님께 화합을 기원했습니다』며 울먹였다.

「11·30 승려대회」는 중앙종회, 정화개혁회의, 교구본사주지 대표들이 마련한 13개 항의 수습안을 월하(月下) 종정이 거부, 대화가 결렬됨으로써 열리게 됐다. 「11·30 승려대회」측은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화개혁회의와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정화개혁회의측도 종권 창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분규는 끝나기는 커녕 갈수록 더해지는 양상이다.

한 불자는 조계사 경내에서 이런 피켓을 들고 있었다. 『스님, 노동하여 돈 벌었습니까. 우리들의 피눈물나는 보시이며, 사연 깃든 시주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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