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행사 적극참여에 추측 무성「본격 경영의지의 확인인가, 일시적인 대외 과시용인가」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부쩍 빨라진 대외행보를 놓고 말들이 많다. 그동안 조용하던 이회장이 최근들어 왜 이렇게 갑자기 대외행사에 적극적이냐는 것이다.
사실 이회장은 다른 그룹 총수들과 비교하면 대외 행사를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다. 특히 93년 문민정부 출범직후 「마누라와 자식빼고는 모두 바꿔라」며 대외 행사에 활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사실상 칩거」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회장이 지난 5∼6일사이 그 어느때보다 바삐 움직였고 그룹측은 또 이를 적극 알렸다. 이회장의 바뀐 행보의 신호는 11월26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실업기금기부자 관련 행사. 경제부처 장관과 재계총수들의 모임인 정부재계간담회를 제외하고는 실로 오랫만의 「외출」이었다.
이후 이회장은 더욱 활발히 움직였다. 11월30일 페론 주한캐나다대사 및 제임스 페어 상무담당공사와 면담한 뒤 퓰러 해리티지재단이사장과 오찬을 가졌다. 저녁에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있었던 정주영(鄭周永) 현대명예회장 산업보국경영대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1일에는 우 다웨이(武大偉) 주한 중국대사와 리펑팅(李鳳亭) 상무담당공사 면담에 이어 모흐센 탈라이 주한이란대사등을 만나 경협방안을 논의했다. 장소는 대부분 그룹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
이회장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그룹측은 『외국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오로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따른 위기극복에 주력한다는 것이 회장의 기본방침』이라며 『앞으로도 이회장의 대외 활동은 더욱 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재계인사는 그러나 『재벌개혁이 12월 가장 큰 재계의 화두로 등장한 상황에서 어느 기업도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이회장의 활발한 대외행사가 창사이래 가장 큰 변화를 맞고있는 그룹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풀이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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