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던 시절 회상 ‘희망찾기’「봉순이언니」(푸른숲 발행)는 작가 공지영(35)씨가 쓴 IMF소설이다.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서울 마포구 아현동지역을 배경으로, 60∼70년대 고도성장의 그늘이 됐던 소외계층과 대도시 중산층의 삶을 마치 빛바랜 흑백사진첩처럼 아릿하고도 세세하게 복원해 놓았다. 「실제로 쌀이 떨어지기를 곗날 돌아오듯 했다고 어머니가 회고하는 그 시절」인 1963년 겨울, 작가는 태어나 열세살 식모인 봉순이 언니의 손에서 길러진다. 의붓아버지에게서 도망쳐 식모살이를 하다가, 세탁소집 총각과 도망놓지만 아이를 가진채 버림받고, 홀아비와 차린 신접살림도 남편의 병사로 마감되고…. 나이 쉰이 다 된 지금까지 계속되는 봉순이 언니의 인생유전. 청승맞아 보이는 이런 구식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무얼 이야기하는가. 그것은 희망이다. 작가는 『어려운 시대에 절망하기는 쉽다.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얼마간 귀찮음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세상을 보는 그의 시선이 한층 따뜻해졌음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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